LGD, 글로벌 빅5 휴대폰 업체에 "LCD모듈 공급"

 LG디스플레이가 계열사인 LG전자를 제외한 글로벌 빅5 휴대폰 제조사에 이르면 연내 휴대폰용 LCD 모듈을 공급한다.

 또 최근 전 세계 LCD 시장이 다소 주춤해지자 4위권 LCD 패널 업체인 대만 CMO가 10% 감산계획을 발표한 것처럼 공급과잉 사태가 빚어지면 ‘감산’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당초 이달 결론 내기로 했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LG전자의 LCD 패널 교차 구매는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르면 연내 노키아·모토로라·소니에릭슨 중 한 곳에는 LCD 모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빅5 휴대폰 업체에 LCD 모듈을 공급하는 것과 달리 LG디스플레이는 지금까지 LG전자 외에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었다. 지난해에는 모토로라가 휴대폰용 LCD 모듈 공급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모토로라의 내부 사정으로 결국 계약이 무산됐다.

 권 사장은 또 CMO의 감산 계획을 사례로 들어 “장치산업에서 가장 최악의 상황은 재고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감산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LCD 패널 공급과잉에 대응해 감산해야 하면 오히려 장비·설비를 대대적으로 정비, 수율을 향상시키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 사장은 그러나 당초 이달 최종 결정하기로 약속했던 삼성·LG 간의 패널 교차구매는 결국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언제라도 (37인치 LCD 패널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지만 저쪽(삼성전자)에서 논의를 진척시키지 않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로선 대만 패널을 쓰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우리 패널을 공급받을 수 있는데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구미 사업장에서 생산한 패널을 직접 구매하면 물류비만 따져도 대만 패널보다는 싸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 사장은 “양사 간의 패널 교차구매에 관한 결론은 이달 안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주요 TV 제조사 가운데 일본 소니를 포기하는 대신 파나소닉을 전략적 고객사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권 사장은 “원래 소니도 뚫어볼 생각이 있었지만 우리와 같은 IPS 진영인 파나소닉이 더 매력적인 파트너”라며 “향후 파나소닉이 8세대 LCD 라인을 신설 투자할 때에도 양사 간의 협력이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세대 LCD 라인 등 차세대 투자 방향은 내년 초 8세대 LCD 라인 양산 가동 후 결정하기로 했고,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사업은 향후 성장하더라도 자회사 분리 등 독립법인화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권 사장은 최근 55인치 LCD TV에 들어가는 백라이트유닛(BLU)용 LED 모듈을 삼성전기에서 공급받기로 한 데 대해 “경쟁력만 있다면 삼성 제품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면서 “다만 향후 1년간은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등 4군데 협력사를 거쳐 충분히 검증한 뒤 장기 협력관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