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가파른 환율 하락에 수출주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증시에서는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 하락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전자 업종과 자동차 업종이 연일 하락세를 탔다.
반도체와 휴대폰 수출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전일보다 2.61% 하락한 56만원을 기록했고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도 전일보다 1.60%(1100원) 내린 6만7800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지난 7일 이후 계속 내림세를 보이며 특히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발언이후 낙폭을 키우고 있다. 가전과 휴대폰 부문 수출을 주도하는 LG전자와 반도체 수출을 담당하는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전자도 이날 5.68%(6500원) 하락하며 10만원선을 위협받았다.
최근 경기침체와 유가상승 우려에 대비해온 수출주는 그나마 선방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 7일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선포한 이후 연일 하락세를 타고 있다.
서도원 한화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등 수출주의 하락은 원화가치의 갑작스런 상승으로 하반기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환율 개입이 수출주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1달러당 원화 환율이 장중 1000원대가 무너지면서 환율이 세자릿수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낙폭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전일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순익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제기한 것도 IT기업 중심 수출주에 타격을 입혔다.
김현중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을 6000억원대로 낮춘 것은 LCD 패널을 소재로하는 TV, PC, 휴대폰, MP3P 등의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의 침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유럽과 중국 등지의 소비심리의 악화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발표 이후 IT기업을 비롯한 수출주의 향후 목표주가를 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심화데는 데다 정부의 환율정책 마저 수출주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증권사들의 기존의 목표주가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뉴욕증시의 하락에도 전일보다 18.05포인트(1.19%)오른 1537.43포인트를 기록했다. 코스닥도 전날에 비해 9.32포인트(1.78%) 오른 531.61로 장을 마감했다.
원화환율은 한때 전일종가 대비 30원 이상 폭락한 998.9원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전날보다 2.0원 하락한 1002.9원으로 마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