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문제로 국정마비가 지속되는 가운데 쇠고기 품질 및 유통관리를 자동화하는 첨단 솔루션이 잇따라 등장했다. 새로운 쇠고기 관리기술들은 수입소가 한우로 둔갑하는 쇠고기 유통시장의 혼란을 막고 엄격한 품질관리체계를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계눈이 쇠고기 등급 판별한다=황헌 성균관대 교수팀은 쇠고기 등급판정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쇠고기 품질 자동계측 및 등급판정기기를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이 장비는 쇠고기 단면부위를 촬영한 다음 등심크기, 지방분포, 마블링 상태 등을 컴퓨터로 분석해 육질을 1∼9등급까지 판정한다. 관련기술을 응용해 돼지고기, 닭고기의 등급판정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황교수는 모 벤처기업과 손잡고 쇠고기 등급판정시스템을 연말까지 상용화할 예정이다. 황교수는 “육안에 의존하는 쇠고기 등급판정의 오류를 줄일 수 있어 축산물 등급판정소도 장비도입에 긍정적 반응이다”고 말했다.
◇DNA족보가 쇠고기 혈통 찾아=먹다 남은 쇠고기 1g만 있어도 어느 목장에서 언제 출하된 소인지 찾아내는 유전자 감식기술이 곧 나온다. 이학교 한경대 교수는 바이오벤처 젠닥스, 경상대와 손잡고 한우 관리를 위한 DNA분석키트를 연말부터 시판한다. 분석키트의 시약을 쇠고기 샘플에 대면 개체식별에 필요한 13개 DNA마커가 나타난다. 쇠고기 샘플에서 나온 DNA정보를 축산물등급판정소가 수집한 한우 유전자 DB와 대조하면 어디서 언제 출하된 소인지 족보가 드러난다. 이교수는 “전국 농가의 한우 유전자DB를 구축하면 질병에 감염된 소, 가짜 한우의 유통시 근원지 추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RFID로 수입소 - 한우 가려=현재 쇠고기 유통관리에 일부 응용 되는 바코드, RFID는 복제가 가능해 수입소를 한우로 바꾸는 불법행위를 막는데 한계가 있다. ETRI는 쇠고기 원산지 위조를 100% 막도록 최신 암호기술인 128비트 AES 알고리즘과 네트워크 인증을 적용한 복제방지 RFID태그를 내년 중 실용화할 예정이다. ETRI의 이형섭 RFID기반기술연구팀장은 지난주 복제방지 RFID를 이용한 쇠고기 유통관리모델을 농림수산부에 제안했다. 이팀장은 “신용카드 결제시 확실한 금융보안이 필요하듯이 쇠고기를 살 때도 복제가 안되는 RFID로 확인해야 소비자 신뢰도를 높인다”면서 쇠고기 유통관리체계의 선진화를 촉구했다. 중앙아이엔티(대표 정순규)도 위·변조가 불가능한 RFID태그로 원산지별 쇠고기 무게를 관리하는 쇠고기 추적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이회사는 쇠고기 덩어리에 자동으로 부착되는 복제방지 RFID를 다음달 선보이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