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차세대 시스템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구축해야죠.”
지난해 8월 SK C&C를 주사업자로 선정해 대신증권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병철 IT본부장(49·상무)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IT시스템을 유독 강조한다. 2000년부터 6년간 콜센터장을 역임하며 누구보다 최일선에서 고객에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김 상무가 바라보는 차세대 시스템의 고객은 시스템을 이용할 임직원들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객장을 통해 주식을 매매하는 손님들이다.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발효를 앞두고 그만큼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이유도 수많은 요구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대신증권이 차세대 시스템을 유닉스 오픈 환경으로 구축하는 것은 눈길을 끈다. 앞서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했던 업체들이 메인프레임에서 서버로 단순 다운사이징을 하거나 개방형 시스템 구축에 애로를 겪어 포기한 것과 대조가 된다.
김 상무는 “자통법 시대를 맞아 다양한 층의 요구를 수용하는데 개방형 시스템은 가장 앞서 있는 최적의 장비”라고 자신했다. 내년 이후 쏟아질 금융 신상품 설계와 복잡한 업무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상품 설계를 예로 들면 하나의 상품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종목구성, 이율, 세제, 상품기간, 법제 등 여러 요소를 모듈화해 이들의 조합만으로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금융상품의 설계에 3개월이 소요됐다면 단 2주 만에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점이나 영업점에서도 업무탐색기, 고객탐색기, 판매상품 탐색기 등을 적용해 물 흐르는 듯한 업무 플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업계 최초로 자바(J2EE)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개발 생산성 향상은 물론 유지보수 비용도 최소화를 실현했다.
대신증권의 차세대 시스템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주식을 매매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새롭게 구성했다는 점이다.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하나의 계좌로 고객의 증권, 자금이체,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고, 또 원하는 상품도 직접 하나의 계좌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또 3차원 입체 영상을 동반한 새로운 사용자환경(UI)도 선보인다.
김병철 상무는 “누구보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글로벌 IT리더이자 글로벌 투자은행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앞장서겠다”며 “내년 1월 성공적인 차세대 시스템 개통에 25년간의 경험과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 사진=윤성혁기자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