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호 일경 사장의 독특한 ‘도서 경영’이 화제다. 일반적으로 도서 경영은 책에서 얻은 간접 경험과 지식을 현장에 접목하는 형태. 그러나 유 사장은 아예 저술 활동을 경영에 활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유 사장은 지난 2005년 ‘죽어도 성공하기’라는 책을 통해 벤처 붐이 일면서 100억원이라는 큰 돈을 투자받았던 상황, 신체 포기 각서를 쓰고 사업 자금이 부족해 죽음까지 생각해야 했던 극한 상황 등을 자서전 식으로 엮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어떻게 좌절을 이기고 다시 일어서서 시가 총액 1조원에 도전하는 기업을 일구게 되었는가를 담아 많은 애독자를 확보했다. 이 책은 출판업계 불황에도 1만권이 넘게 판매됐다.
유 사장은 특히 당시 주력하던 사업이었던 ‘마이 링커’와 같은 새 비즈니스 모델 등을 책으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경영관·인재관을 밝혀 회사를 정확하게 알리는 데 적잖은 효과를 봤다. 이 결과 유 사장이 당시 운영하던 쇼테크라는 회사는 상장 기업인 일경을 인수하면서 재도약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그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 최근에 두번째 책을 출간했다. ‘꼬리가 개를 흔든다’라는 제목으로 일종의 아이디어 경영서. 상상력을 부르는 11가지 생각 기술을 소개하고 자신의 경험, 경영 방침과 간단한 예시를 통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주목할 내용은 앞으로 일경이 사업화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부분. 유 사장은 “알고 지내던 고객이든, 처음 만나는 고객이든 먼저 책을 건네고 사업 내용을 꺼내면 대부분 상당한 관심을 갖는다”라며 “책을 쓰기까지 상당히 고생했지만 지금은 어떤 발표 자료 보다도 효과가 크다”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