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저가 경쟁이 불붙었다. SSD를 구성하는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3분의 1로 낮아진 데다 최근에는 가격이 저렴한 멀티레벨셀(MLC) 기반 제품이 성능·안정성 부문에서 싱글레벨셀(SLC) 기반 제품 수준으로 개선되면서 가격을 끌어내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확산돼 온 SSD 보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엠트론스토리지테크놀로지와 동운인터내셔널 등이 가격을 대폭 낮춰 일반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삼성전자 제품도 일반 소비자 유통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가격도 SLC기반 32Gb 제품의 경우 작년말 60만원대에서 40만원선으로 낮아졌고 64Gb 제품도 116만원에서 88만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MLC 기반 제품은 120Gb의 경우 처음 출시된 지난달 초만해도 80만원을 넘었으나 이번주에는 60만원대 후반까지 내려간다. 30Gb 제품도 30만원대 벽이 깨질 전망이다.
저가 공세에 포문을 연 곳은 엠트론(대표 전형관·조용석)이다. 7월 들어 SSD 제품 가격을 30% 인하했다. 시장 형성기에 100만원을 호가하던 32Gb SLC 기반 SSD를 작년말에 60만원대로 끌어내린 데 이어 6개월 여 만에 다시 30% 인하한 40만원으로 낮췄다. 엠트론 측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SLC 기반 제품 기준으로 Gb 당 3만원대였으나 최근엔 1만2000원 수준으로 내려왔는데 이는 MLC 기반 제품과 18% 정도밖에 가격이 차이 나지 않아 가격대비 고성능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엠트론은 주력 제품인 MOBI 3000의 가격 인하를 통해 고성능 SSD 보급을 활성화하는 한편 고용량 MLC 제품도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부터 미국 슈퍼탤런트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동운인터내셔널(대표 김동철)도 저가 공세에 합류한다. MLC 제품이 주력인 동운은 128Gb 제품의 경우 80만원대에서 이번주중에 60만원대 후반으로 낮춘다. 60Gb 제품도 50만원대에서 40만원대 중후반으로, 30Gb 제품도 20만원대 후반으로 끌어내릴 예정이다. 동운의 한 관계자는 “가격 하락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판매량의 40%를 128Gb 제품이 차지할 정도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며 “앞으로는 성능을 SLC기반 제품 수준으로 높인 제품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브랜드 제품도 일반 소비자 유통 시장에 등장,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공식적으로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는 SSD를 판매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32Gb SLC 기반 제품과 64Gb SLC 기반 제품이 각각 40만원대 후반과 90만원대 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 SSD와 똑같으면서 브랜드만 다른 OCZ 제품은 유럽 시장에서 128Gb 제품이 800달러(부가세 별도)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SSD의 가격 하락폭은 더욱 커질 것이며 SSD의 가격 하락과 용량 증가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SSD 시장의 성장속도도 예상보다 1∼2년 빨리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문정기자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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