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발생한 안철수연구소의 바이러스 오진 사고가 자칫 국내 보안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우려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 사고는 안철수연구소가 윈도XP실행파일 중 일부를 바이러스로 오진하고 백신프로그램이 이를 삭제하면서 일어났다.
사고가 발생한 지 한 시간만에 이를 바로 잡은 엔진을 내놓고 사태 수습을 위해 휴일까지 전직원이 비상근무를 하면서 실시간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출장길에 올랐던 오석주 대표는 사고 발생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귀국해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정품이 아닌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던 피해자들까지도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복구 CD를 배포 중이다.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안철수연구소는 해결이 안될 경우 피해자들을 직접 방문까지 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백신프로그램이 바이러스 오진으로 인해 실행파일을 삭제하긴 했지만 다행히 부팅이 되지 않을 뿐 시스템을 훼손하지는 않은 정도다. 그러나 수만 명의 유저가 PC작동이 안돼 업무를 진행하지 못함으로써 생긴 피해 규모를 산정할 경우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다. 일부 네티즌들은 업무를 보지 못함으로써 생긴 손해에 대한 배상을 받기 위해 소송을 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업계는 일차적인 피해보다도 향후 이번 사고가 보안 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눈치다. 원할하게 수습되긴 했지만 지난 1999년에도 백신에 바이러스가 묻어 배포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태를 떠올리기도 했다. 게다가 백신프로그램이나 보안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자칫 한국을 예의주시하는 전 세계 해커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더해줄 경우 더 큰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아유’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안티바이러스 카페에 “불신 파장이 클 것이 걱정된다”며 “가장 큰 걱정은 백신 멀리하다 바이러스에 더 큰 공격을 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