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펀드비용 공시 제대로 안한다`

  펀드 가입시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펀드 비용이 제대로 공시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우리CS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자사가 운용하는 클래스펀드의 총비용(TER)을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 사이트에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수수료 등 비용이 높은 펀드의 경우 장기적으로 그 비용만큼 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펀드 비용정보는 미국 등 금융선진국에서 중요한 공시사항이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순자산액이 2조2672억원에 달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1 클래스A’의 경우 신탁보수율과 TER가 모두 2.5%인 것으로 공시돼 있다.

TER는 운용, 판매, 수탁, 일반 등 각종 신탁보수와 운용에 관련된 각종 비용을 모두 합친 뒤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를 나타낸 것이다.

공시 내용대로라면 이 펀드는 펀드가 보유한 주식 등의 거래수수료, 채권가격 등 구입비, 운용보고서 제작 및 발송비, 회계감사비 등 운용에 관한 각종 비용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 공시만 본다면 자칫 비용이 저렴한 펀드에 가입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이들 외에도 순자산액이 KB운용의 ‘KB광개토주식N-1클래스A’와 우리CS운용의 ‘프런티어우량주식클래스1’도 신탁보수율과 TER가 같은 것으로 공시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클래스펀드는 상위펀드 자펀드로 운용되는데, 공시대상이 아닌 상위운용펀드에서 발생한 각종 비용을 공시 대상인 클래스펀드에서 부담하는데도 이를 공시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UBS자산운용이나 삼성운용 등의 클래스펀드는 상위운용펀드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하위 클래스펀드에 적용해 TER를 제대로 공시하고 있어 향후 공시 형평성을 놓고 논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