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공동 설립하기로 한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합작법인 수장에 윤진혁 삼성전자 부사장이 내정됐다. 합작법인은 당초 예정보다 한 달가량 늦어져 이르면 다음달 출범한다. 본지 6월 16일자 1·3면 참조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다음달 신설하는 OLED 독립법인 초대 대표에 윤진혁 삼성전자 LCD총괄 모바일LCD 사업부장(부사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삼성(S) 모바일 디스플레이(가칭)’로 명명된 OLED 합작사는 사업 초기에 휴대폰 등 중소형 능동형(AM) OLED 패널을 양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노트북용 LCD 패널을 비롯해 휴대폰·내비게이션·PMP 등 모바일LCD 사업부를 관장한 윤 부사장이 적임자로 꼽혔다.
삼성은 합작법인에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AM OLED 연구·사업조직을 합치되, 사업구조에 대해 두 가지 방안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우선 삼성전자 LCD총괄의 모바일LCD 사업부 조직 전부를 AM OLED 독립법인에 합쳐 윤 부사장이 총괄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신설법인이 단순히 AM OLED 패널 조기 양산 확대에만 그치지 않고 출범 초기부터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향후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AM OLED와 LCD의 경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두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게 되면 내부적인 마찰이 우려된다.
따라서 윤 부사장이 현 모바일LCD 사업부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신설 독립법인의 대표를 겸하는 방식도 대안이다. 이는 모바일LCD와 더불어 삼성전자 LCD총괄의 양대 사업조직인 HD LCD 사업부의 장원기 부사장이 삼성전자·소니의 LCD 패널 합작사인 ‘S-LCD’ 대표를 겸임하는 것과 마찬가지 형태다. 기존 LCD 총괄의 사업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 LCD 사업과 AM OLED 사업의 독립성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당초 이달 중순 AM OLED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한 일정을 다소 늦춘 것은 신설법인의 사업구조를 놓고 여전히 삼성 내부에서 논란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의 경우 주총 승인 사안이어서 법인설립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 가든 합작법인은 세계 시장에서 AM OLED 대면적 패널 양산체제를 가장 먼저 성공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가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향후 몇 년간은 완전한 의미의 독립법인이라기보다 다소 과도기적인 운영 방식을 띨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