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사람의 표정, 동작까지 실시간으로 잡아내는 차세대 3차원 스캔기술이 등장했다.
로봇에버(대표 김창근)는 러시아 아르텍그룹과 손잡고 사람의 얼굴 주름까지 인식하는 3차원 스캐너를 국내 로봇업계에 공급한다고 15일 밝혔다. 신형 3차원 스캐너는 적외선 구조광을 그물 형태로 쏘아서 반경 3m 이내 물체, 사람의 입체형상을 정확히 읽어낸다. 눈에 안 보이는 적외선을 쓰기 때문에 조명이 어둡거나 야간에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초당 15회의 고속스캔을 지원해 사람이 걸을 때 신체변화도 영화처럼 잡아낸다. 스캐너를 손에 들고 측정하는 핸드헬드 스캔도 가능하다. 공항검색대에서 금속탐지봉을 쓰듯이 3차원 스캐너로 몸 아래 위를 훑으면 신체형상이 3차원 그래픽으로 나온다. 측량 오차는 1∼2㎜를 넘지 않는다. 레이저를 쓰는 공업용 3차원 스캐너는 스캔과정이 1분 이상 걸리고 덩치가 크고 무거워 고정된 물체만 측정할 수 있다.
로봇에버는 적외선 3차원 스캐너의 수요처로 지능형 로봇, 의료계, 패션산업 등을 예상하고 있다. 로봇에 신형 스캐너를 장착하면 캄캄한 방에서 얼굴을 식별하고 장애물도 피할 수 있다. 성형외과에서 수술 전후 얼굴형태를 예측하고 맞춤형 옷을 위한 신체 사이즈 측정에도 유용하다. 장비가격은 억대를 호가하는 공업용 3차원 스캐너보다 훨씬 저렴한 1000만원 이하로 책정할 예정이다.
제품개발을 주도한 세르게이 수호베이 아르텍그룹 부사장은 “적외선 3차원 스캐닝은 일상생활에서 응용범위가 매우 넓다. 탐지반경을 7m로 늘린 3차원 스캐너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