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선에 `LED 집어등` 단다

 LED집어등을 단채 조업에 나선 갈치 채낚이 어선
LED집어등을 단채 조업에 나선 갈치 채낚이 어선

밤바다를 환히 비추는 채낚이 어선들의 집어등을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으로 바꾸는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유가 급등으로 출어를 포기하는 채낚이 어선 업계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채낚기 어선의 유류비 경감 해법으로 지존 메탈할로이드 집어등을 LED집어등으로 교체키로하고, 내년까지 총 26억원의 정부 예산을 들여 100여척의 어선에 대해 LED 조명을 달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1척당 2200만원이 소요되는 LED집어등 교체 비용은 정부가 35%, 지방자치단체가 35%를 지원하며, 선주는 비용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지경부와 LED조명기업이 지난 5월부터 2개월여에 걸쳐 제주도에서 실시한 LED집어등 갈치 채낚이 어선의 시험조업 결과, 한달 평균 경유 약4000ℓ를 덜 써 65%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선주의 투자비 회수기간은 약 5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탈 집어등의 수명이 1년미만인데 반해, LED집어등의 수명은 5∼7년에 달해 짧은 투자 회수 기간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제주도와 공동으로 올해안에 6억원을 투입, 제주도 갈치 채낚기 어선 10여척에 대해 LED집어등 시범개체 사업을 진행하고, 제품 성능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징어 채낚이 어선에 대해 오는 9월까지 LED집어등 해상 시험조업을 실시한다. 10월중 겨울철 시험조업까지 성공리에 이뤄지면 농림수산식품부와 공동으로 내년 20억원을 투입해 우선 채낚이 어선 100여척에 대해 본격적으로 LED 집어등을 보급할 방침이다.

LED 집어등 교체 사업은 유류 절감 효과 외에도 기존 메탈 집어등 사용시 발생하는 고열과 눈부심, 소음 등을 현저히 개선시켜 쾌적한 조업환경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시범조업에 참가한 채낚이 어선 ‘유정호’의 선주는 LED 집어등으로 교체한 후 “유류비 절감분만 월 400만원이 넘어 고유가로 인한 출항 부담이 사라졌고, 조업환경 개선 등이 가히 혁명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립수산과학원도 기존 메탈 집어등보다 전력소모가 80%나 감소한 LED집어등 개발을 완료하고, 다음달 갈치 채낚이 어선을 대상으로 조업 성능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수산과학원은 1와트(w)급 백색+청색 LED전구 70개로 구성된 LED 집어등을 10톤 이내 소형어선에 100개를 매달고 야간조업에 투입한다.

국내 채낚기 어선은 오징어와 갈치잡이 어선을 합쳐 총 7150여척에 달한다. 집어등을 모두 LED로 대체하면 연간 약 5억ℓ의 유류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연간 약 108만톤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남궁민 지경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이번 LED집어등 보급 사업은 최근 발표한 ‘뉴IT 산업 발전 전략’의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고유가에 대응하는 ‘따뜻한 IT’ 육성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며 “LED 처럼 IT기술을 활용해 농·어민과 저소득층 등의 경제 사회적 어려움을 해결할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진호·배일한기자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