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소기업의 현금흐름이 10여년 만에 최악인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한국은행이 총자산 70억원 이상 제조업체 5188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2007년 제조업 현금흐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전년 대비 4.1%포인트 하락한 29.0%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 23.4% 이후 최저치다. 중소기업의 현금흐름보상비율은 2004년 46.8%에서 2005년 36.4%, 2006년 33.1%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대기업의 현금흐름보상비율은 136.3%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개선됐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은 단기차입금과 이자 비용을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조필호 한국은행 기업통계팀 차장은 “2004년 이후 중소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끌어들이는 현금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올해 미국 상황이 안 좋고 금리와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중소기업 현금흐름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또한 지난해 기업들이 설비투자보다 주식 등 증권투자에 치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금지출은 업체당 평균 149억50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9.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설비투자 등 유형자산에 대한 순지출 규모는 평균 90억3000만원으로 3.9% 감소한 반면 장기투자증권 등 투자자산 순지출은 평균 32억8000만원으로 41.5% 급증했다. 단기투자증권 등 유동자산 순지출도 평균 18억4000만원으로 전년(2억4000만원)의 8배 규모로 커졌다. 설비 투자보다는 지분을 인수하거나 주식 등을 매입하는 등 증권 투자에 더 치중했다는 해석이다.
또 지난해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 수입은 평균 136억1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9% 증가했다. 재무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은 평균 23억4000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해 전년 2억5000만원에 비해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배당금 지출은 17억5000만원에서 18억2000만원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차입금은 17억2000만원에서 35억1000만원으로, 자본금은 6000만원에서 7억8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김준배기자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