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너무도 짧아 좋은 와인만 마시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죠. 사업도 마찬가지여서 전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품질 높은 소량 생산을 추구합니다.”
이재원 슈프리마 사장은 와인이나 사업이나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객은 품질이 높은 상품에 끌리게 돼 있습니다.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품질이 좋다면 지갑을 열죠. 거기에 희소성까지 있다면 명성도 따라옵니다.”
그는 프랑스 포므롤 지역 와인만 주로 마신다. 세계 최고의 바이오 인식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한 우물을 파고 있는 그는 최고의 와인으로 잘 알려진 샤토 페트뤼스가 생산되는 포므롤 와인에 집중하고 있다.
와인에 흥미를 느꼈던 어느날 이 사장은 한 와인바에서 나름대로 본인의 입맛을 알아봤다. 여러 가지 다른 품종의 와인을 두고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았다.
그때 맛본 포므롤 지역 와인이 너무 강하지도 않고 부드러운 멀로 품종이었다. 포므롤 지방 와인은 멀로 품종을 많이 사용해 부드러운 묵직함과 귀족적인 세련미가 특징이다.
“이 맛이다. 그런 느낌이었어요. 너무 진하고 강한 카베르네 쇼비뇽보다는 멀로가 딱 맞았어요.”
그는 그때부터 포므롤 집중 탐구에 나섰다. 이날도 어김없이 포므롤의 대표 주자 ‘샤토 르봉 파스퇴르 2005’를 추천했다. 블랜딩의 달인으로 불리는 ‘미셸 로랑’의 컬렉션 와인이다. 항상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는 이 사장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었다.
“샤토 르봉 파스퇴르는 페트뤼스 인근에 포도밭이 있어요. 세계 최고 와인의 이웃이죠. 아직 페트뤼스를 마시진 못하지만 인근 지역 와인으로 위안을 삼아요. 하지만 맛은 정말 최고랍니다.”
포므롤 지역은 프랑스에서 신흥강자다. 이 사장은 와인을 마시며 한국이 세계 바이오인식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포므롤 지역을 세계적인 와인 산지로 만든 페트뤼스처럼 슈프리마가 세계 바이오인식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는 데 집중하고 있다.
슈프리마는 이미 전 세계 100여개국에 지문인식솔루션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슈프리마는 2012년 매출 1000억원에 300억원 순익을 내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씨를 뿌려 수확을 준비하고 있죠.”
이 사장은 “창업 10주년인 2010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싶다”며 퇴임식에서 페트뤼스로 건배를 기약했다.
김인순기자 insoon@,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