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펀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펀드 수는 90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 많은 펀드 중에서 몇 개를 선택해서 적정한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펀드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장기 보유하기 보다는 시장상황에 맞게 정기적으로 투자 비중을 재조정해줘야 변동성이 축소된다. 그러나 전문적인 금융지식이 부족한 일반투자자가 그렇게 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관리할 자신이 없다면 펀드랩을 활용하면 좋다. 펀드랩이란 전문가가 투자자 성향에 맞게 여러 종류의 펀드들을 하나의 계좌(ACCOUNT)로 싸서(WRAP) 운용해주는 맞춤형 상품이다.
펀드는 자산운용회사의 펀드매니저가 전체 자금을 운용하지만 펀드랩은 증권회사의 랩 전문가가 운용한다. 기존에 나와 있는 펀드들을 투자자에게 맞게 비중을 조절해 적절히 섞어서 투자하고 이후 시장 상황에 맞게 펀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준다.
각 증권회사마다 출시한 펀드랩 유형은 다양한데 다음의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첫 번째는 투자자와 랩 전문가가 1대1 상담을 통해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맞춤형 상품이다. 국내 펀드, 해외 펀드뿐 아니라 주가연계 펀드(ELF)와 같은 금융공학형 펀드를 편입해서 운용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주식형펀드 편입 비중이나 투자 지역 등에 따라 운용 방식을 표준화한 것이다. 예컨대 주식형펀드 편입 비중에 따라 성장형, 안정성장형, 안정형으로 분류해 표준화한 상품들 중에서 투자자가 위험성향에 맞는 유형을 고르면 된다. 대부분 별도의 수수료 없이 유형간 변경도 가능해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
해외펀드 투자가 활발해지자 투자 지역에 따른 펀드랩 종류도 많아지고 있다. 국내와 해외펀드에 골고루 분산 투자되는 상품, 해외펀드에만 투자되는 상품, 특정 지역에만 집중 투자되는 상품 등 지역 조합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예전에는 거치식 투자를 위한 맞춤형 상품이 대부분이었는데 최소 가입금액은 5000만∼1억원 정도였다. 최근 표준화된 펀드랩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최소 가입금액이 낮아져 적립식 투자가 가능한 상품도 많아졌다. 또한 랩 전용펀드가 생기면서 펀드랩의 총수수료 부담도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펀드랩은 수수료를 이중으로 부담해야 하므로 총비용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랩 전용 펀드의 경우 일반펀드보다 비용이 약 연1% 가량 저렴해서 랩 수수료(약 1∼1.5%)를 합하더라도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펀드랩 수익률은 랩 전문가의 역량과 편입된 펀드의 운용성과에 좌우되기 때문에 어떤 증권사 상품을 선택하는 지가 중요하다. 펀드랩에 편입되는 개별 펀드도 해당 증권사가 판매하는 상품으로 제한되는 만큼 사전에 어떤 펀드에 투자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
<표> 펀드 VS 랩
구분 펀드 펀드랩
편입자산 주식, 채권 등 펀드
운용방식 펀드매니저가 운용 랩 전문가와 투자자가 합의
수수료 펀드 비용 각 펀드 비용+ 랩 수수료 (펀드랩 전용 펀드는 비용 낮음)
※자료:미래에셋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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