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투자시기와 기술선택이 `성패 좌우`

[글로벌리포트] 투자시기와 기술선택이 `성패 좌우`

 기업들은 시장 경쟁력을 높여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주요 인프라로 IT에 투자해 왔다. 실제로 IT는 기업의 가치 상승에 기여하고 있음을 지난 몇 년 간 증명해 보였다. 기업들은 처음이 비용 절감과 효율을 위해 하나 둘씩 도입하기 시작한 IT시스템을 유지보수 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비용을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안타깝게도 지난 20세기에 기업들이 선진 기술로서 도입한 IT는 이제 더 이상 큰 가치를 가져다 주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천문학적인 고정비용을 요구하며 기업의 성장에 저해가 되기도 한다.

액센츄어가 2년 전 수행한 첫번째 IT성과에 대한 글로벌 연구조사 보고서에는 IT 신규투자와 고정비용의 차이점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다. 최근에도 260개 글로벌 기업과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비영리 및 공공기관들의 IT성과에 대한 조사에서도 선도적인 IT투자를 하는 기업의 비즈니스 성과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 참가한 기업 및 공공기관들은 북미 지역 25%, 유럽 53%, 아시아태평양 22%로 속하며 연매출 3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기업들이다. 이들 기업들은 액센츄어의 고객 뿐 아니라 비고객 기업들까지도 포함되며 산업별로 보면, 통신서비스 및 하이테크가 19%, 금융서비스가 17%, 공공기관이 11%, 제조가 34%, 자원(Resource)이 19%로 구성된다.

선도적인 IT투자란 누가 얼마나 많은 비용을 들여 고가의 IT장비를 들여놓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숫자의 예산을 투입하느냐가 아니라 더 적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신기술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 투자이다. 또한 선도적인 IT투자는 업무 효율이나 가치를 뛰어 넘어 고객 지향적인 IT투자를 의미한다.

#고객을 IT투자의 중심으로

조사 결과 기업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22%, 공급자 간 커뮤니케이션 20%, 내부 커뮤니케이션 34%만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 실시간 개념 및 온라인 고객 만족과는 여전히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닷컴을 보면, 현대의 소비자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컨버전스, 모바일 정보, 협업 기술을 흡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 응한 기업 가운데 35%만이 주요 업무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보와 데이터 흐름을 관찰한 결과 고객에 중점을 두는 정보시스템 인터페이스는 5%에 불과했으며, 이들 조직이 가지고 있는 고객 정보 중 2%만이 매우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또한 9%만이 의사결정권자와 관련 직원의 교류가 원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기업들은 뒤늦게 시장 경제에 뛰어들었지만 가장 빨리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업이 됐으며, 그 이면에는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모든 창구를 서둘러 개방하고 고객의 관심 뿐 아니라 그들의 불만까지도 놓치지 않고 귀담아 듣고 있다. 이번 조사의 참가 기업들 가운데 28%만이 고객에 중심을 둔 IT 애플리케이션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의 시장은 경쟁자와 협력사의 정의가 모호하다. 협력사인 동시에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선도적인 IT투자를 하는 기업들이 현재는 경쟁사도 협력사도 아닐 수 있으나 머지 않아 업종간의 컨버전스가 가속화되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앞선 기업들이 전통적인 산업군의 강자들을 추월해 새로운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게 될 것이다.

#평가 위한 새로운 잣대 필요

IT투자 주기를 결정할 때 시스템의 활용성보다는 효용가치가 완전히 떨어졌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VoIP와 무선통신 관련 논쟁을 떠올린다면, 장비 가치 하락을 측정하는 수단이 얼마나 낡은 방식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더 새롭고, 더 저렴하면서도 강력한 기술이 현재의 비즈니스에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지가 진정한 시스템 교체의 시기를 결정해 주는 기준이 돼야 한다.

액센츄어는 2008년의 IT접근방식을 대체할 기술은 가상화, 서비스지향 아키텍처(SOA),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3가지로 보고 있다.

- 가상화 : 데스크톱, 서버, 데이터센터는 우리가 항상 이용하는 전기와 같다. 누구나 필요로 하고 풍부할 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비즈니스 차별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인프라 가상화는 IT를 실질적인 유틸리티로 바꿔 놓았다. 이번 조사에 응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가상화가 지난 2년 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술로 간주했다.

- SOA : 모든 기업은 고유의 차별화된 프로세스, 일상업무 지원 프로세스, 그리고 이들을 모두 통합한 혼합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SOA는 IT비용을 최소화하고 복잡성을 줄여주며 유연성을 향상시켜 준다. 전세계 기업들은 지난 수년 동안 프로세스 중심의 IT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기술 통합 과제에 대응하고 있을 뿐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 통합으로 진일보할 수 있도록 해주는 SOA를 선택했다. 액센츄어의 이번 조사에는 IT혁신 리더들이 레거시 시스템 통합을 위한 SOA 평가를 이미 시작했으며 새로운 SOA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기 위해 한단계 더 전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성과 비즈니스 기업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의 38%가 SOA 아키텍처를 이용하는 혼합 애플리케이션을, 이들의 신규 애플리케이션 기능의 45%가 이미 기존 서비스 재사용을 기반으로 구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SaaS : CIO들은 호스팅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던 초기부터 수많은 솔루션과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구심을 제기해 왔다. 이러한 논쟁은 레거시 시스템의 유지와 업그레이드 비용이 증가하고 기술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비용 절감과 신규 투자 사이

기업의 비즈니스를 고성과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 중인 CEO라면 지금 곧 레거시 IT시스템을 폐기하고 고객이 이미 익숙한 기술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 때 CIO는 CEO의 중대 결정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맡게 된다.

21세기 기업용 IT 시스템은 경영 및 IT관련 언론에서 말하는 것보다 디지털적인 측면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2001년 IT거품이 붕괴된 뒤 5년 동안 산업화된 주요 경제 분야 기업과 공공기관들의 IT투자는 거의 자취를 감췄으며 IT비용은 대부분은 기존 시스템의 대체 수요 정도로만 한정돼 왔다.

노화된 레거시 시스템으로는 고객, 직원, 공급사의 요구들에 대처하기 어렵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경험한 기술들을 기업과 공공기관의 서비스에서도 사용하고 싶어한다. 기업은 전보다 더 많은 신속성과 유연성이 요구되는 중대한 시기에 봉착했으며 노화된 레거시 시스템에 지나칠 정도로 의존하고 있다.

노화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은 더 많은 비용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그러다가 뒤늦게 노화 시스템을 교체하고자 할 것이며 그 때 선도기업들은 이미 신기술에 대한 검증을 마치고 전사로 확산 단계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선도기업과 후발주자간의 격차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벌어질 것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지금 주저하고 있는 사이 경쟁사 또는 신생 기업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고성과 기업을 향해 큰 걸음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경쟁사와의 차별화 요소 중 가장 큰 점이 될 것이다.

송지택 액센츄어 SI&테크놀로지그룹 전무 ji-taek.song@accenture.com

<그림> SOA를 추진하는 근본 요인(%는 해당 분야를 선택한 각 기업의 임원 비율)

<자료 : 액센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