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국제 유가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경제속도를 유지하고 신호대기 중 시동을 끄는 현상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루 24시간 365일 내내 가동되는 IDC 역시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IDC는 보통 ‘서버 호텔’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 발달과 서버의 집적화로 단위 면적당 전력 이용량이 급증하고 있어 인구 20만명의 충주시가 1년간 소모할 전력 규모의 IDC가 2∼3년 만에 하나씩 생긴다고 하니 IDC는 그야말로 ‘전기 먹는 하마’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 시대에 IDC의 ‘그린(green)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IDC의 그린화는 한정된 자원 및 에너지를 최적화, 최대로 이용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인터넷이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금, 대규모 에너지 집적시설인 IDC의 효율성은 IT 업계 모두가 참여해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서버·스토리지·파워서플라이 등 IT 기기와 부품 성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직류시스템, 외기 도입 등 친환경 설계로 에너지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상화도 그린화를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서버·스토리지 규모를 줄일 수 있는 가상화 기술은 IT 자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전력·운용·공간 비용 등을 낮춰준다. 가상화 기술은 서버나 스토리지 분야는 물론이고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되면서 IT 산업 전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러한 기반시설 효율성 제고와 가상화로 컴퓨팅 파워 최적화가 이뤄진다면 동일한 IT 인프라 자원의 효율성이 최고 5배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은 좋든 싫든 인터넷이 개인 생활의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사회·문화·경제적 영향력은 물론이고 국가 성장동력으로까지 언급된다. IT 인프라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현재 IDC에 적용되는 일반용 전력요금이 하루빨리 산업용 전력요금으로 변경돼야 한다.
아울러 IDC가 혁신을 통해 자체 효율화는 물론이고 IT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면 이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격려·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직류서버를 이용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든지, 에너지 절감 노력을 인증하는 ‘그린IDC 인증제’, 절감효과를 전력요금으로 할인해주는 ‘그린IT 전기요금제’, IDC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분을 정부가 매입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관련 업체 간 긴밀한 협력 체계가 구축된다면 고유가 에너지 문제, 환경 문제와 같은 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성장동력의 근간이 되는 IT산업의 기반인 IDC 산업에 IDC 업계를 넘어 정부와 관련 종사자 모두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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