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융합, 콘텐츠 가격 경쟁 부추긴다”
“방송과 통신 사업자의 가격 경쟁으로 콘텐츠 공급자와 방송채널 사용 사업자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다”
유세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지난 7월 15일 서울 반포동 JW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정기 조찬회에서 ‘방통융합시대 중심에 선 케이블TV’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 한국의 방송 역사에 대한 설명을 통해 상업논리에 의해 발전해 온 현재의 방송이 공익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 회장은 “미국은 1950년대부터 시작한 케이블 방송부터 상업 논리에 의해 발전에 현재에 이르고 있다”면서 “유럽도 공익성을 강조해 채널을 제한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마찬가지로 상업적인 다채널 방송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경우 방송 자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이 없었고 국가가 필요로 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전형적인 후진국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2000년 이후에야 비로소 이념적 지표를 설정하고 미래지향적인 방송법을 제정하게 됐으며 디지털 서비스를 위한 방통융합 문제를 법제화했더라면 최소한 5년 정도 앞서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 회장은 방송이 통신과 견해를 달리하는 핵심적인 이유로 사업자가 방송을 산업으로 보는데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이와 함께 방송이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 편성한다는 점이 산업으로 보는데 대한 거부감을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방통융합 현상은 방송의 개념과 나아가야 할 지표를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혼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케이블, 위성방송, DMB, IPTV 등 다양한 뉴미디어 사업자가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이 명확한 정의나 합의점이 없다면 방송시장은 혼란을 겪게 되고 또한 방송의 공익성, 공공성은 실종될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유 회장은 “케이블 TV의 현재를 냉정하게 평가하면 양적으로는 성숙했지만 질적으로는 구석구석에서 미숙함이 드러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현재 케이블 TV 사업자 수는 103개에 200여 개가 넘는 방송채널사용 사업자가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가입자 수는 1,500만 명이다. 또한 케이블 TV 매출은 2007년 말을 기준으로 약 6조원으로 지상파(약 3조원)보다 많다. 산업계 종사자 수는 협력업체 종사자 포함 약 2만 5,000명이다.
유 회장은 “VoIP,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방송과 인터넷, 보이스가 핵심이 통신이 서로 경쟁하게 될 것이며 방송은 공익과 콘텐츠에, 통신은 네트워크와 산업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서 “방송은 다양성과 균형, 통신은 집중과 성장을 추구하면서 통합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가 이미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결국 가격 경쟁으로 이어져 방송채널사용 사업자와 콘텐츠 공급자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유선 방송 설비, 경영 등에 대한 각종 규제와 통신 사업자 중심의 제도로 산업 활성화가 저해 받고 있다”면서 “규제와 제도가 정부차원에서 완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만혁 기자․mhhan@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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