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값 `날개없는 추락`

한 달새 TV용 5% 안팎 속락

 LCD 패널 가격이 이달 들어 모니터·노트북PC·TV의 3대 주력 제품 시장에서 급락세를 이어갔다. TV용 LCD 패널 가격은 한 달 새 많게는 7% 이상 크게 떨어졌다. 하반기 전 세계 시장 수요가 살아날 수 있을지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20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달 들어 32인치 LCD TV용 패널 평균 가격이 월 초에 비해 13달러나 폭락한 것을 비롯, 대부분의 TV용 패널 가격이 전달보다 5% 안팎까지 크게 하락했다. 특히 주력 기종인 32인치 LCD TV용 패널 평균 가격이 불과 한 달 사이 7% 이상 떨어졌고, 37·42인치 LCD 패널 평균 가격도 3∼5% 급락했다.

 패널 가격 약세는 모니터·노트북PC 등 IT용 패널도 마찬가지다. 모니터용 19인치 와이드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지난달보다 무려 12%나 빠진 107달러에 그쳤다. 노트북PC 패널 가운데 15.4인치 와이드형 LCD 패널 평균 가격도 한 달 만에 7%가 떨어져 90달러 수준에 맴돌았다. 최근 틈새시장으로 떠오른 10인치 이하 미니 노트북PC용 LCD 패널 가격도 패널 업체들이 속속 시장에 가세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이달 기록했다.

 이처럼 LCD 패널 가격이 줄줄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지난달부터 전 세계 시장에서 수요 둔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LCD 세트 업체나 패널 업체 모두 재고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인치대 이상 LCD TV 시장도 일부 공급과잉 현상과 함께 하반기 들어 TV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겹치면서 패널 가격 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이 재고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늘어났다는 소식만으로도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자칫하면 공급 과잉→단가 인하 압력→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구매 심리 위축과 중국 올림픽 특수 기대 밖 저하 등의 경고등도 이미 켜졌다. 업계는 가격 급락세가 다음달에도 진정되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 있다며 긴장 속에 가격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LCD와 달리 이달 초 처음 가격이 떨어졌던 PDP 모듈 가격은 중순 이후 안정세를 되찾아 월초 가격 수준을 유지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전 세계 PDP 모듈 출하량이 1500만대 수준에 달하고, 이 가운데 32인치 모듈이 200만대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