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샌다.’
시장조사업체 ALL그룹이 광고·정유·전자와 통신 등 10개 대표 업종을 대상으로 출력 비용을 산출한 결과 이들 업종의 평균 출력 비용은 매출의 6.1%에 육박했다. 광고 업종이 14.79%로 가장 높았고 이어 법무(13.7%), 컴퓨터와 데이터 서비스(10.24%), 건강 관리(8.56%) 순이었다.
출력 비용도 높지만 각종 문서를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출력 비용보다 9배나 더 들었다고 ALL그룹 측은 설명했다.
주요 기업이 고유가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지만 ‘반짝 행사’에 그치는 일이 많다. 꼭 필요한 투자로 인식하고 근본 처방책을 찾는 데 소홀하기 때문이다.
문서 출력 비용 절감도 마찬가지다. “그까짓 종이 몇 장쯤이야”라는 선입관이 강하다. 문서 출력 비용은 전체 기업 매출에서 최고 3%에 이를 정도로 크지만 여전히 이를 줄이겠다는 노력은 소극적이었다.
실제로 매일 혹은 매월 단위로 문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대규모 출력 환경에서 프린터·복사기·팩스 등 일상적으로 대하는 출력 장비와 이들 장비가 차지하는 공간의 경제성, 소요되는 토너와 용지 관리까지 신경 쓰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매년 출력 장비를 경쟁 입찰로 도입해 제조사·장비 모델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유지 보수와 관리가 어려운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 때문에 기업 차원의 노력은 고작 종이를 절약하거나 이면지를 쓰자는 사내 캠페인이 대부분이었다. 체계적인 문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업도 모르는 사이에 불필요한 출력 비용이 줄줄이 새고 있었던 것이다. 이규범 엘림에듀 과장은 “교육업체 특성으로 사내 문서 출력량이 일반 업종에 비해 배 이상 많지만 어떤 경로로, 얼마 만큼 출력이 되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해결책으로 등장한 게 디지털 복합기와 IT애플리케이션에 기반을 둔 통합 문서 관리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해 문서를 통합 관리하고 업무 개선만 이뤄지면 평균 출력 비용을 20∼30%까지는 줄일 수 있다. 이미 복사물을 많이 취급하는 대기업과 금융기관, 출력 비용에 민감한 중견 기업을 중심으로 변화한 사무 환경에 맞는 효율적인 사무 장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HP를 비롯한 삼성전자·신도리코 등 주요 사무기기 업체도 고유의 문서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문서 관리 서비스로 효과를 본 업체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은 한국HP 통합 문서 관리 서비스(MPS) 도입으로 출력 비용 면에서는 연간 20%를 절감하는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대림산업도 신도리코의 출력기 자산 관리 솔루션 ‘WSDM’을 도입해 본사와 건설 현장의 560대에 달하는 사무기기를 통합 관리해 비용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엘림에듀도 잉크와 레이저의 장점을 결합한 HP 복합기 ‘엣지 라인’를 도입해 프린팅과 복사 비용을 최대 30%까지 줄였다.
강병준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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