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씨네 집이죠? 홍길동씨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응급실에 있으니 지금 당장 돈을 부쳐주셔야 합니다.”
가족이 다쳐서 응급실에 있으니 돈을 보내달라는 사기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름과 집 전화번호를 알고 이를 응급상황에 빗대 돈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 보이스 피싱이 빈발하고 있다.
이름과 집 전화번호만 알고 있으면 누구나 속일 수 있는 사기 수법으로, 응급상황임을 강조하기 때문에 다급한 가족들은 속아 넘어가기 쉽다.
그동안 보이스 피싱은 경찰·국정원·우체국·카드회사 등을 사칭하면서 문제가 있으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을 보내라는 식의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집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이름을 거론할 경우 의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에 사는 봉 모씨는 “내가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있다는 전화를 할머니가 집에서 받으셨다”며 “손자가 다쳤다고 하니 너무 다급해 상황을 잘 알아보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공 모씨는 “집에 있었는데 내가 다쳤다는 전화를 어머니가 받아서 황당했다”며 “내 집으로 전화를 걸어 누구누구 어머니냐고 물어봤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섬뜩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진호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실장은 “정보 유출의 가장 큰 우려가 이렇게 타깃팅한 사기”라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