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티엠(대표 손병권 www.kosantm.com)은 클린룸 소모품과 LCD 보호필름을 양대 사업축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진 기업이다.
시황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업종의 속성에도 지난 2000년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다. 신제품 개발과 영업망 확충에 적극 나선 덕분이다. 매년 20∼30%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갔다. 총 30종에 가까운 각종 클린룸 소모품과 LCD 보호필름을 갖췄다. 해외에 30개 이상의 영업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 중이다.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인 다양한 제품과 두터운 고객층을 두루 확보한 셈이다.
이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는 LCD·반도체 공정 중 수율과 관련된 모든 소모품을 일괄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은 여러 공급사를 찾아가며 관련 제품을 구매하느라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고산티엠으로서는 고객사가 다량의 제품을 한 번에 구매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구축, 저렴한 단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어느 제품 할 것 없이 높은 매출 신장을 보인다.
특히 ‘KS시리즈’로 나열된 보호필름 제품군은 각종 제조공정에 필요한 라인업을 거의 갖췄다는 평가다. 필름이 쓰이는 용도·작업환경에 따라 KSC(PE필름 보호용), KSNC(CNC공정 보호용), KSE(성형·운송 과정 제품 보호용)로 세분화됐다. 각 제품도 여러 규격으로 생산, 고객의 필요에 맞게 최적화된 품질로 적기에 공급할 수 있다.
클린룸 소모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점착매트·점착롤러·쿠션롤러·핸드클리너 등 각 공정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제품을 갖췄다. 핸드클리너 시리즈는 각각 생산품 표면에 붙은 이물을 사람 손으로 제거할 때 사용한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하지만, 롤러 지름을 20∼30㎜로 다변화했다. 극히 협소한 장소에 부착된 이물은 지름이 5㎜에 불과한 소형 클리너(모델명 KS-05)를 이용해 제거할 수 있다.
이처럼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다양하게 갖추다 보니 시장 반응도 폭발적이다. 2000년 창업 당시 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60억원까지 신장했다. 올해는 80억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 김포에 60평짜리 조그만 임대 공장에서 시작해 지난해 12월에는 1500평의 자가 생산시설까지 갖췄다.
외산 제품들이 자리를 꿰찬 시장에서 고산티엠이 조기에 매출신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연구개발 덕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한 해도 빠짐없이 매출의 일정 비율을 연구개발에 투자해왔다. 올해 연구인력들을 한데 모아 연구 전담부서까지 신설했다. 신제품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손병권 사장은 “과거 니토·오디오테크니카 등 일본 제품이 주류이던 시장을 우리가 되찾아오게 됐다”며 “사업도 사업이지만 소재 국산화에 기여한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손병권 사장 인터뷰
“요즘 경기가 좋지 않다지만 이럴 때일수록 투자에 집중해야 합니다.”
화학 전공자인 손병권 고산티엠 사장은 그만의 남다른 경영철학이 있다. 그는 “소모품은 부품류와는 달리 품질이 수준에 못 미치면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기 쉽다”며 “그만큼 평소에 연구개발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 전담부서를 신설한 손 사장은 “앞으로는 국내 대학과 연계를 통해 점착제에 대한 좀더 심도있는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개발과 함께 그가 가장 신경쓰는 대목은 영업망 확대다. 매출액이 크다고 해도 특정 고객사에 쏠리면 업황에 따라 그만큼 위험부담도 크다는 판단이다. 이 회사는 국내 LCD·반도체 업체 외에 수출 규모가 전체 매출의 45%에 이를 정도로 공급처가 다양하다. 가까이 중국·대만부터 멀리는 프랑스·독일까지 전 지구촌을 누비며 고객사를 확보했다. 해외의 각종 박람회에 참가하는 노력도 적극적이다. 오는 10월 홍콩전자부품 전시회는 물론이고 서울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IMID)에도 출품한다. 손 사장은 “이 모든 노력이 기업을 성장시키고, 나아가 국내 LCD·반도체 산업용 소재 국산화에도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확신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