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인 산은캐피탈이 발행한 대규모 사모사채를 정상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금리로 인수해 부당지원한 산업은행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5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공정위(위원장 백용호)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04년 3월 30일부터 2005년 3월 18일까지 산은캐피탈이 발행한 사모사채 총 3500억원을 7회에 걸쳐 4.79∼5.86%의 낮은 금리로 인수해 계열사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는 것.
공정위는 당시 증권업협회 기준수익률이 7.98∼10.26%이고 민간채권평가 3사의 평균 기준수익률이 7.32∼11.69%인 점을 감안한다면 턱없이 낮은 금리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모사채 인수 규모 3500억원은 산은캐피탈의 2004년 자본금 3108억원보다도 큰 규모이며 영업수익 2269억원의 1.5배 이르는 규모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서석희 시장분석정책관은 “이번 시정조치는 국책은행이 계열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침해한 행위에 대한 최초의 제재”라며 “부당지원을 통해 자본이 완전 잠식된 부실 계열회사의 퇴출을 저해하는 행위는 시장 기능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으로서 그 위법성이 중대하다”고 말했다. 또 중요산업에 대한 시설자금 및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주된 업무인 국책은행이 막대한 자금을 부실한 계열회사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