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재료 분야에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로 도약할 것입니다.”
남기수 에스앤에스텍 사장(57)은 “포토마스크 원소재인 블랭크마스크를 국산화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로 진출, 세계 시장 석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블랭크마스크를 국산화, 국내 반도체·LCD 업계의 원가 부담을 줄이고 산업 경쟁력 강화에 일조한 역량을 살려 세계 무대에서도 쟁쟁한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의지다. 블랭크마스크란 반도체·LCD 회로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포토마스크의 원판이다. 패턴을 노광하기 전의 마스크를 말한다. 소수의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했다.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든 남기수 사장으로선 그만큼 사업에 대한 사명감과 성취욕도 높을 수 밖에 없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인 남사장은 1980년대, 국내 반도체 산업이 태동할 무렵 ETRI에서 블랭크마스크를 연구했던 국내 반도체 업계 1세대다. 그러다 당시 ETRI 동료였던 정수홍 피케이엘 회장의 권유를 받아 2001년 새로 설립된 블랭크마스크 업체 에스앤에스텍의 CEO로 합류했다. 그는 “안정된 연구원 생활을 떨치고 비즈니스에 뛰어든 것은 과거 연구했던 블랭크마스크가 아직 국산화가 안 돼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엔지니어로 지내다 50이 넘은 나이에 뛰어든 사업이라 처음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에스앤에스텍은 설립 2년만인 2003년 반도체용 소형 블랭크마스크를 양산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어 하이닉스·피케이엘 등 국내뿐 아니라 미국 포트로닉스와 중국 SMIC 등 해외 반도체 기업에도 공급, 현재 중국·대만·홍콩·영국·독일·미국 등 세계 유수 기업에 수출한다. 지난해 매출은 281억원. 올해는 380억∼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사장은 “현재 10% 정도인 세계 시장점유율을 2년 이내에 25%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과점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선발 업체인 일본 호야의 특허 소송 공세에 시달렸다. 남사장은 처음엔 직접 법원에 나가 기술적인 부분들을 설명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2건의 소송이 지방법원에서 승리한 상태. 남사장은 “법무와 특허 등과 관련한 사내 시스템과 역량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에스앤에스텍은 지난달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상장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반도체·LCD용 블랭크마스크 생산 시설을 증설하고 그간 국책과제 등으로 개발한 고부가 제품을 본격 상용화할 예정이다. 블랭크마스크 생산의 핵심 기술인 박막 코팅과 스퍼터링 기술을 활용, 터치스크린·태양전지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 2015년까지 매출 2000억원, 순이익 500억 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