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인치 PDP TV 사라진다

세계 브라운관 TV 교체 수요를 겨냥한 `틈새상품`인 32인치 PDP TV가 출시 1년만인 올해 정점을 기록한 뒤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세계 PDP 모듈 업체중 유일하게 32인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LG전자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32인치 PDP TV 시장은 지난해(30만대)보다 153만대 증가한 183만대로 예상됐다. 그러나 32인치 PDP TV 시장은 올해를 분기점으로 ▲2009년 166만대 ▲2010년 112만대 ▲2011년 84만대 ▲2012년 56만대 순으로 매년 규모가 축소돼, 4년후에는 올해의 3분의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PDP TV가 LCD TV에 비해 양산 및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크게 밀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8월 삼성전자에 이어 LG디스플레이도 내년 1분기부터 8세대 LCD 라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LCD 패널 생산량은 가파르게 늘어날 예정이며, 이에 따라 LCD 패널 가격도 꾸준히 떨어져 LCD-PDP간 가격 격차는 더욱 좁혀지게 된다.

실제로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2인치 LCD TV 시장 규모는 올해 3천685만대로 32인치 PDP TV 시장에 비해 20배나 큰 가운데 ▲2009년 4천606만대 ▲2010년 5천533만대 ▲2011년 6천169만대 ▲2012년 6천490만대 등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32인치 PDP TV 시장 위축은 LG전자엔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PDP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LG전자만이 작년 11월부터 32인치 모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LG전자의 32인치 PDP 모듈 생산량은 올해 1분기말 현재, LG전자가 생산한 전체 PDP 모듈의 43%가 넘는 53만7천600개에 달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LG전자는 아직도 32인치 PDP 모듈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납품받아줄만한 세계적인 TV제조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LG전자가 생산하는 32인치 PDP 모듈 중 LG 브랜드로 소화하는 것은 소량에 그치고 대부분은 중국의 10여개 중소 TV 제조업체와 대만 비지오(Vizio) 등에 공급되고 있다.

LG전자 디지털디스플레이(DD) 경영관리팀장인 박학준 상무도 지난 21일 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은 우려에 대해 "32인치 부문은 (LCD에 비해) PDP의 경쟁력이 취약한 게 사실이며, 메이저 거래선이 중국 외판시장 업체들이어서 불안정한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박 상무는 향후 32인치 PDP 모듈 수급과 관련, "PDP TV 브랜드 `보보스`가 신장되고 있어 내부 브랜드 물량이 앞으로 70-80%대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김기성 애널리스트(상무)는 "32인치 TV 시장의 주도권은 LCD가 쥐게 되며 PDP는 결국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LG전자로서는 앞으로 경북 구미의 32인치 PDP 모듈 생산라인을 축소하거나 폐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