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투자은행(IB)들은 서브프라임 위기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지금이 글로벌IB로 성장하기 위한 적기다.”-민유성 산업은행장
“세계 경제가 어렵고 많은 기업이 부실하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내실을 크게 개선했다. 인수합병(M&A)도 할 수 있고, 시장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 기회적인 측면이 많다.”-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속에 이를 기회로 삼자는 ‘역발상’ 목소리가 재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경기의 갑작스러운 위축으로 기업들이 보수 경영을 펼치는 동안 소비자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혁신상품’으로 위기를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3일 ‘스태그플레이션 진단과 정책대응’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정부와 민간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삼성경제연구소는 ‘하반기 완만한(mild)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도 당연히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기 외에 유가에 민감한 경제구조여서 상황은 더 나쁠 수도 있다.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3분기 성장률이 3%대로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에 두 발 중 한 발을 담갔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물에 빠진 발이 ‘물가상승률’이라면 다른 한 발은 ‘경기 침체’다.
연구소는 현재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평균 유가 120달러(배럴당·이하 하반기) 상황에서 성장률 3.3%, 물가상승률 4.9%를 예측했다. 가능성이 낮다는 전제로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 시 성장률 2%, 물가상승률 6%로 예측했다.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정부, 성장잠재력 확충해야=단기 대응책은 물가안정 등 경제안정 기조의 조속한 회복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은 성장에는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물가상승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불식시키기 위해 비용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을 해소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그러나 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과제는 물가안정 대책과 별도로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세와 더불어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 대외충격으로 위축된 공급여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에는 ‘유연성’과 ‘역발상’을 요청했다. 유연성을 확보해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동시에 일상적 제품개발 활동에서 과감히 탈피해 소비자가 생활비를 아껴 구매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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