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자치단체를 구심점으로 병원·대학·연구소·제약·의료기기 등 전·후방 산업의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 협력하는 의료클러스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의료클러스터 조성 여건은 선진국 대비 낙제점인 것으로 지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의료클러스터 현황과 국제경쟁력’이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연구개발형 클러스터 조성 여건은 국제 경쟁력 1위 국가인 미국을 100점으로 할 때 18.5점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23일 발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마이클 포터의 4G 모델을 적용, 미국 등 6개 선진국과 한국을 비교평가한 결과, 영국(78.2)·캐나다(62.3)·일본(54.7)·프랑스(47.5)·독일(43.9) 등 순으로 연구개발형 클러스터 조성 여건 평가 점수를 매겼다. 실용화형 클러스터 조성 여건도 미국 대비 28.6점에 불과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러한 수치는 국내 의료 클러스터가 5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무분별한 중복투자로 자원 낭비 발생 △자치단체나 추진 기관이 경쟁적으로 진출, 국가적 차원에서의 선택과 집중 미흡 △한국의 연구개발 역량과 부합하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는 사업 모델 미흡 △이미 개발된 기술에 대한 관리 역량 부족과 사업화 저조 △의료산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등이 의료 클러스터 조성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실제 국내 의료클러스터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 16개 시도·34개의 클러스터 추진으로 무분별한 중복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한 자원낭비가 발생하는 등 결과적으로 개별 클러스터별로 규모의 경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의료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8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한국형 클러스터 모형의 정립과 체계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연구개발형 클러스터보다는 병원 중심 메디 클러스터 등 실용화형 클러스터에 우선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또, 클러스터 유형별로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핵심 선도기관(Anchor Tenant)을 육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클러스터 간 협업 체제강화를 비롯해 △대규모 복합클러스터 추진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의료 관련 규제 완화해 의료 클러스터 자생 조건 조성 △신기술 기반 융·복합 의료 상품의 시장 창출 저해 요인 제거 △해외 의료 관광 유입 활성 위한 정책 수립 △클러스터 형성을 위한 제도적·물적·인적 인프라를 제공하는 종합적 지원체계구축 등을 지목했다.
안수민기자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