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에 편중돼 무너진 소프트웨어(SW)산업 생태계의 복원을 추진한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전문 중소기업 중심의 SW산업 생태계 활성화 의지를 담은 ‘뉴 SW산업 육성 전략(가칭)’을 수립했으며 막바지 손질 작업 중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지경부는 특히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에 좌우되는 SW업계의 병폐를 개선하고, 중소기업이 개발한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수요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략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서승모 IT기업연합회장(씨엔에스테크놀러지 사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 황의관 핸디소프트 사장 등 SW업계 대표와 회동을 갖고 의견을 청취했다. 임 차관은 올 초부터 강력하게 추진해 온 분리 발주 문제 개선, 임베디드 SW 육성, 전문 인력 양성 등에 대한 정부 청사진을 소개하고 업계의 의견을 최종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SW기업 대표들도 공공부문 대기업 참여 제한 하한선을 높이고, 민간부문에서도 최저가 낙찰제는 지양하도록 하는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SW업계는 정부의 전략 수립을 계기로 실질적인 산업 육성 정책이 최종 전략에 담겨지기를 기대했다.
송혜자 우암 회장은 “공공부문 시장은 최대한 중소기업에 열어주고, 대기업은 해외 시장 개척에 전력할 수 있도록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 하한선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SW산업 생태계 복원의 첫발이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이 각기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뛸 수 있도록 터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방침이다.
조규곤 파수닷컴 사장은 “SW 산업 발전을 위해 우수 인력 유입이 절대적인 조건”이라며 “우수한 인력이 SW 분야에 들어올 수 있도록 병역특례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 말에 터진 병력특례 비리 사건이 SW업계 전반의 병역특례를 얼어붙게 만든 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분리발주 제도뿐 아니라 발주 시기 개선 요구도 나왔다. 김종현 위세아이텍 사장은 “매년 하반기에 발주가 너무 몰려 있다는 것도 발주 체계 개선에서 중요한 사항 중 하나”라며 “상반기와 하반기에 고른 발주를 함으로써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호·문보경기자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