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산업이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최근 일부 중견 그룹들이 기초 소재인 필름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기술기반이 취약한 고부가 편광필름 분야는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가세하면서 국산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광학필름 분야는 과열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승·웅진 등 중견 그룹 계열 소재업체는 LCD 백라이트유닛(BLU)용 광학필름 시장에 신규 진출했다.
산업용 소재 전문업체인 화승인더스트리(대표 심영인)는 TFT LCD의 BLU용 광학필름 사업을 시작으로, 편광필름과 PDP용 필름 소재, PCB용 필름, 전자태그(RFID)용 필름 등 정보전자 소재사업을 전방위로 펼친다. 화승인더스트리 관계자는 “디스플레이용 필름 사업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강화할지는) 다각도로 검토 중인 단계”라며 “아직은 필름 생산라인도 양산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는 화승이 기존 필름 업체의 생산라인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앞서 웅진그룹은 계열사인 웅진케미칼을 통해 이미 LCD BLU용 확산판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지난 5월 프리즘 필름 양산에도 들어갔다. 웅진케미칼은 특히 향후 복합시트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판, PDP 컬러필터용 복합시트 등 디스플레이 필름 사업을 대폭 강화해 오는 2011년에는 이 분야 매출만 150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웅진케미칼 관계자는 “아직은 광학필름 양산 물량이 극히 적은 편이지만 연말께면 생산량을 크게 확대하기로 하고 대규모 투자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고부가 편광필름 시장에서도 최근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 행보가 잇따랐다. 효성이 지난 2006년 독일 아그파의 필름 사업을 인수하면서 꾸준히 시장 진입을 노렸으며, 최근에는 편광판 핵심 소재인 ‘TAC 필름’ 사업을 준비 중이다. TFT LCD의 전 단계인 STN LCD용 TAC 필름부터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양제철화학은 현재 편광판용 ‘PVA 필름’ 기술 개발을 서두르는 등 그동안 일본계 소재업체들이 독식해왔던 편광필름 시장에도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시장은 기술장벽이 낮은데다 워낙 오래 전부터 삼성·LG·SK·코오롱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화승·웅진 등 중견 그룹 계열사들이 신규 진입을 시도하면서 또다시 과열경쟁양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한·안석현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