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를 못 맡는 증세를 무취증(無臭症)이라고 한다. 후각(嗅覺)은 미각(味覺)과 더불어 삶을 풍요롭게 하고 현실감을 부여하는 중요한 감각이다. 우리가 느끼는 맛의 상당 부분이 실제는 후각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무취증은 냄새를 아예 못 맡는 심한 증상이고, 강한 냄새만 잠시 맡을 수 있는 후각감퇴의 증상도 있다.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 대한 현실감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삶의 활력 또한 많이 감소한다. 그래서 무취증이나 후각감퇴가 있다가 나아진 사람들은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무취증의 원인은 크게 정신적 요인, 신체적 요인, 환경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신적 요인은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한 것인데, 특히 긴장과 압박감에 의해서 머리 쪽의 기관들이 긴장상태를 지속하면서 기능이 떨어질 때 발생하기 쉽다. 이런 경우는 두통이나 머리가 맑지 않은 상태, 코막힘, 시력저하, 우울이나 공황상태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신체적 요인은, 선천적인 경우도 아주 드물게 있을 수 있고 대개는 오래된 비염이나 축농증 등 비강(鼻腔) 내의 질환과 전신적 기운의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는 후각기능의 저하가 원인이다. 환경적 요인은 독한 이물질의 흡입을 들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담배가 제일 흔하다. 후각 개선을 위해 온갖 치료를 하면서 흡연을 그대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독자에게 몇 가지 비법을 권한다. 첫째, 호흡을 느껴보라. 힘을 빼고 코를 통해 가슴과 배로 내려가는 호흡을 느끼고, 그 공기가 온몸의 모든 세포에 기분 좋게 퍼지는 것을 느껴보라. 내쉬는 숨은, 힘을 빼고 거의 끝까지 내쉬어보자. 둘째, 생각날 때마다 침을 혀 밑으로 모았다가 혀 밑에서 꿀꺽 삼키는 버릇을 들여보자. 셋째, 흡연가라면 담배를 끊자.
위의 방법이 모든 사람의 무취증을 낫게 하지는 않지만, 많은 경우 효과를 볼 수 있다. 무취증에도 한의학적 치료가 도움이 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싱싱한 계절의 냄새를 맡고, 꽃의 향기로움을 느끼며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