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이 가운데 레드햇이 보증하는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것이지요. 최근 신흥 와이너리로 주목받고 있는 투핸즈는 오픈소스 비즈니스와 유사해요.”
김근 레드햇코리아 사장은 호주산 ‘투핸즈2005 릴리스 가든’을 추천하며 오픈소스와 와인의 공통점을 설명했다. 투핸즈는 포도밭이 없이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다. 품질 좋은 포도를 사서 잘 조제한 와인인 셈이다. 김 사장은 이런 점이 수많은 개발자에 의해 업그레이드되는 오픈소스 사업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오픈소스 세상에는 주체자가 없어요. 소규모 집단에서 개념과 방향을 만들고 다른 이해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죠. 수만 가지의 와인 산업과 비슷합니다.”
김 사장은 오픈소스와 와인 비교에 즐거워했다.
그는 와인과 소프트웨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과 같은 평가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그해 작황에 따라 와인 맛의 차이가 확연해 빈티지를 따지는 것처럼 SW도 유행과 흐름 발전 과정을 거쳐 항상 다르다고 덧붙였다.
“오픈소스 분야에서 리누스 토발즈가 신이라면 와인 분야에서는 로버트 파커의 명성을 따라갈 사람이 없습니다. 와인도 유행을 타더군요.”
그는 1999년 강남의 와인스쿨에서 강좌를 들으며 와인을 즐기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해 출장이나 외국인 미팅이 많았던 김 사장은 무식(?)을 탈피하기 위해 강좌를 들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경영대학원을 나왔지만 그 당시 와인은 구경도 못했다는 김 사장. 지금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즐긴다.
“호주의 대표 품종인 시라즈는 맵고 짠 한국 음식에 잘 어울려요. 화려하면서 스파이시한 맛이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지요. 초보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품종이에요. 특히 저렴한 가격에 높은 만족을 얻을 수 있어 호주 와인을 추천합니다.”
그는 호주가 와인 업계에서는 벤처가 싹튼 땅이라며 와인 설명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와인을 좋아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는 지론이 있다.
“와인은 하나의 취미가 돼 버립니다. 중년으로 넘어가면서 와인을 좋아하게 되면 혼자 와인을 마시는 날이 늘어가요. 물론 와인의 매력에 빠져서지만 어찌 보면 외로워지지요.”
김 사장은 혼자 하는 와인 사랑은 나중에 하라고 충고한다.
그는 투핸즈 릴리스가든을 한모금 음미한 후 “화려한 백합의 향기가 가득 느껴지지 않느냐”며 오픈소스를 발전시키는 수많은 개발자를 위해 건배를 들었다.
김인순기자 insoon@, 사진=박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