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먼 곳에
이준익 감독의 음악 3부작 중 마지막으로 알려진 ‘님은 먼곳에’가 이번 주에 개봉한다. 이 영화는 이전 작품인 ‘라디오스타’ ‘즐거운 인생’과 같고도 다른 작품이다. 음악을 주제로 해 이를 중심으로 극을 전개해 나간다는 점에선 같지만 여자를 주인공으로 했다는 것에선 다른 궤적을 그린다. 순이(수애)는 남편 상길(엄태웅)이 군대 간 후 시골에서 시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노래 부르는 것이 유일한 취미인 순이는 시어머니의 성화에 매달 상길의 면회를 간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면회를 간 어느 날. 상길이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순이는 3대 독자인 상길을 데려 오겠다며 베트남에 간다는 시어머니를 만류하고 대신 베트남에 가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 방법을 찾던 중 순이는 우연히 정만(정진영)이 이끄는 전쟁 위문 공연단에 합류한다. 써니라는 가명으로 말이다.
영화가 순이를 중심축으로 삼고 있지만 사실 영화는 그녀의 사연과 함께 공연단, 참전 군인, 베트남 공산주의자 등 베트남 전으로 얽혀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래서 영화의 진행은 빠르다. 베트남으로 가겠다고 결심한 순이가 이내 정만을 만나 베트남으로 떠나고 남편을 찾는 과정이 순간에 이뤄진다. 또 여기에 각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곁들여지면서 영화는 다양한 시각으로 만들어진 진정한 베트남전 작품으로 변모한다.
한정훈기자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