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보안시장, 고규격화 경쟁 `불 붙다`

 영상보안시장에 고규격화 경쟁이 불붙고 있다.

24일 CCTV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지자체, 관공서, 교육계의 CCTV공사에 들어갈 보안장비 규격은 대부분 고급으로 채워졌다. 수요자들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화질 좋고 기능이 뛰어난 고급제품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지난해까지 보급형 CCTV장비가 각종 관급공사를 석권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요즘 CCTV시장에서 선호하는 고급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는 메가픽셀, 트루 데이 앤 나이트, 스피드돔의 세 가지로 분류된다.

◇메가픽셀=100만화소급 이상의 고화질 CCTV를 지칭한다. 기존 CCTV시장을 주도해온 27∼41만 화소 아날로그 CCTV에 비해 화질이 훨씬 선명하다. 가격이 높아 군사용 외에 내수판매가 거의 없었다. 최근 지자체에서 교통관제용 카메라로 대량구매를 추진하면서 CCTV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양시는 130만 화소 CCTV 32대를 교통상황 모니터링을 위해 도입할 계획이며 용인, 안산시 등도 유사한 스펙의 고화질 CCTV카메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트루 데이 앤 나이트=낮에는 선명한 컬러카메라로 밤에는 흑백카메라로 자동 전환되는 CCTV를 뜻한다. 적외선 LED를 장착해 야간에도 100m 떨어진 사람의 모습을 쉽게 촬영할 수 있다. 기존 CCTV가 해가 저물면 무용지물이 되는 단점을 완전히 극복했다. 트루 데이 앤 나이트는 하반기 스쿨존과 놀이터 감시용 CCTV의 표준사양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최대 CCTV업체 씨앤비텍은 다음달부터 전방 70m 야간촬영이 가능한 스쿨존 CCTV(모델명 B-6000)를 대당 20만원 이하 보급형 가격으로 시판할 예정이다.

◇스피드돔=피사체의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 각도를 360도 자유롭게 돌리는 기능이다. 원가가 많이 들지만 화각이 고정된 일반 CCTV보다 범죄예방효과가 훨씬 뛰어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지자체에서 쏟아질 방범용 CCTV공사는 비용부담에도 불구하고 스피드돔 수요의 약진을 예상했다.

업계는 관급시장에서 CCTV 고급화 트렌드는 올 초 숭례문 전소사건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당시 해상도가 낮은 보급형 CCTV의 무력함이 드러나면서 공무원들 사이에 비싸도 제대로 된 장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배경해 씨앤비텍 영업부장은 “100만화소, 야간촬영, 스피드돔 중에 하나는 갖춰야 하반기 CCTV관급공사에 명함을 내밀 수 있다. CCTV규격의 ‘인플레이션’은 기술력을 갖춘 보안장비업체에 좋은 기회다”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