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에 들어가는 원자재·설비 등 후방산업 규모만 올해 3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PCB 관련 산업 종사자도 단일 부품류 가운데 가장 많은 3만2000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IT 산업이 급성장한데 힘입어 필수 부품인 PCB 산업이 국가 경제의 주춧돌로 자리잡았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회장 박완혁)이 지난 2월부터 여섯달간 국내 PCB 관련 업체 50여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PCB 전문가공·원자재·설비·약품 등 후방산업 시장 규모가 올해 3조7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조9150억원보다 5%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마침내 PCB 후방산업도 사상 첫 3조원대를 돌파했다. 주력인 PCB 시장규모는 지난해 5조5300억원에서 7.2% 가량 증가한 5조9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후방산업 규모까지 합치면 국내 PCB 시장은 연간 9조원대에 달하는 셈이다.
PCB 후방산업의 경우 관련 업체나 산업 종사자수도 비중있는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공 업체가 무려 350개에 달한다. 원자재·설비·약품 등 여타 후방산업 업체수를 합치면 총 500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PCB 후방산업 인력규모도 1만5000명을 넘어서 전체 PCB 산업 종사자 가운데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PCB 후방산업 가운데 최근 전문가공 업계의 급성장이 눈에 띈다. PCB 제조업체들이 갈수록 외주 물량을 늘리면서 지난 2006년부터 연평균 9%씩 신장되는 추세다. PCB 전문가공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연매출 10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들이다. 하지만, 종사자수는 전체 PCB 산업의 30% 가량인 1만명에 육박한다. 외국인 근로자들도 전문가공 업체들을 중심으로 약 200명 이상이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CB 시장이 늘어나면서 원자재 시장규모도 올해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원자재 시장의 경우 지난 1970년대부터 두산·LG·한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동박적층판(CCL) 등을 국산화하면서 후방산업 가운데는 가장 오랜 업력을 자랑한다. 약품 시장에서는 중견 전문 약품업체들이 디스미어·흑화처리·동도금 등 고부가 약품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공급중이다. 최근 유해물질제한지침(RoHS)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납대신 금도금·주석도금 등 친환경 시장에 진출하는 추세다.
그러나 PCB 후방업종중 원자재 산업은 아직 원천소재 국산화가 취약한 실정이다. CCL 제조시 사용되는 유리섬유·첨가제 등 핵심 기초소재의 경우 일본 등 해외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다. 협회 임병남 사무국장은 “갈수록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첨단 제품으로 성장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후방산업에서 중장기적인 기술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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