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美유진공장 9월 말 폐쇄

 하이닉스반도체가 한국·중국의 같은 200㎜ 팹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미국 오리건주 유진공장(HSMA)을 9월 말께 폐쇄한다. 하이닉스는 이 공장을 매각할 방침이며 다른 국내외 200㎜ 팹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 www.hynix.co.kr)는 300㎜ 팹에 비해 효율성이 낮은 200㎜ 팹의 활용 및 처분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미국생산법인(HSMA)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200㎜ 팹 비중을 줄여나가겠다고 한 하이닉스의 계획에 가속이 붙음과 동시에 원가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유진공장 가동 중단은 지난해 중국 우시 공장의 200㎜ 생산시설인 C1 팹 정리·매각에 이어 경쟁력이 저하된 해외의 200㎜ 생산설비의 단계적 정리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이닉스는 200㎜ 웨이퍼 생산 비중을 지난해 말 약 50% 수준에서 올해 말 약 35% 수준까지 낮출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유진공장에서 생산해온 제품을 생산 효율이 뛰어난 국내 200㎜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주문정기자

◆뉴스의눈-하이닉스

 하이닉스의 유진공장 가동 중단은 ‘수익을 못 내는 공장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희망 있는 곳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따른 것이다. 중국이나 이천·청주 공장에 비해 수율이 좋지 않은데도 유진공장을 유지해 온 것은 한국산 D램의 상계관세 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진공장의 생산성은 하이닉스 이천 공장의 60∼70%에 그친다. 현지 채용자의 급여수준도 높은 편이다. 공정도 90나노급으로 다른 라인에 비해 효율이 낮다. 골치 아픈 유진공장을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던 하이닉스 측에서 상계관세 철폐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 유진공장 가동 중단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사실 최근 EU에서 하이닉스의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가 철폐된 데 이어 미국서도 상계관세율이 낮아졌다. 7월부터 상계관세 조치 철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일몰재심이 시작된 상황이다.

 하이닉스는 유진공장을 정리하면서 생산기지를 한국·중국·대만으로 줄임과 동시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했다. 또 만성 적자를 기록한 유진공장의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상당 규모의 영업적자 요인을 제거해 원가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이닉스는 제휴관계에 있는 프로모스에 지분투자를 포함, 협력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면서 공정도 한 단계 미세화한 50나노급으로 심화하고 있다.

 또, 유진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200㎜ 웨이퍼 비중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의 200㎜ 라인인 C1 공장은 작년에 이미 매각 결정이 났다. 이천과 청주에 있는 200㎜ 라인 3곳에 대한 구조조정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200㎜ 일부라인은 컨슈머 D램이나 CMOS 이미지센서(CIS) 등 비메모리 제품의 파운드리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기존에 200㎜ 라인에 일부 생산하던 D램이나 낸드플래시메모리를 전량 300㎜ 라인에서 생산하는 체제로 바꾼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