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정진만 슬림디스크 대표

[이사람] 정진만 슬림디스크 대표

  KB국민은행이 최근 출시한 멀티미디어 카드 ‘&d’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일반 신용카드에 메모리를 탑재해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형 신용카드다. 이 제품 개발의 일등 공신이 바로 슬림디스크 정진만 대표(41)다. 정 대표는 “하드웨어와 콘텐츠가 서로 결합하는 컨버전스 시대에 부합하는 제품이 목표였다”며 “제품 아이디어를 내고 상품화하는 데 1년 이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처음 선보인 멀티미디어형 카드지만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신용카드에 2GB 메모리를 탑재했습니다. 카드 사용자는 이 메모리로 다양한 정보를 인터넷과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결제를 위한 카드가 아니라 정보 콘텐츠 허브 형태로 카드의 개념을 바꿔 놓았습니다.”

국민은행과 슬림디스크는 이 서비스를 위해 정보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별도 웹사이트까지 오픈했다. 웹에 있는 각종 콘텐츠는 신용카드로 내려받아 지갑 형태의 전용 단말기에서 활용할 수 있다. 단말기도 두 가지 형태로 개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프리미엄 제품은 6GB 메모리를 탑재해 MP4· 지상파 DMB· RF 결제기능, 디지털 쿠폰과 USB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보급형 제품은 2GB를 기본으로 MP3· RF 결제기능· USB 기능을 지원합니다”

 두 제품 모두 전면에 삼성SDI의 AM OLED 디스플레이를 부착해 뚜렷하고 선명한 색상을 보여 준다.

 지난달 중순에 출시한 이 제품은 IT기기에 익숙한 20∼30대를 중심으로 ‘바람 몰이’에 성공했다. 출시된 지 보름 만에 3000개 가까이 팔렸다. 국민은행과 슬림디스크는 이런 추세라면 내부 목표는 연내 10만개지만 두 배인 20만개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립 원년인 올해 슬림디스크도 매출 3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슬림디스크를 창업한 정 대표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정진만 대표는 미래산업 창업자인 정문술 회장의 장남이다. 삼성전자·티맥스소프트 등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 이번에 멀티미디어 카드를 주력 사업으로 슬림디스크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메모리를 처음으로 탑재했다는 점도 이색적이지만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결합한 컨버전스 상품이라는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는 수출에서 상당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유수의 카드업체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협상이 막바지에 있어 미국·유럽과 같은 해외에서도 국산 기술로 개발한 멀티미디어형 카드를 볼 날이 멀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

사진=윤성혁기자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