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의료서비스]슈퍼병원 파워 겨뤄보자

 종합 병원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분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계기로 의료 서비스 시장 개방이 한층 공론화되면서 종합 병원들이 대외 경쟁력 확보 일환으로 과감한 투자를 전개, 정보기술(IT)·첨단 의료장비 등 신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직원 의식 개혁 프로그램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수한 인재를 얻기 위해 타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서브 인턴 제도’ 도입 등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약육강식·적자생존·자연도태 등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개방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종합병원들도 일반 기업처럼 치열한 규모의 경제 또는 선진 의료 서비스 체계 구축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 자본은 종합 병원들의 개혁을 한층 부추긴다. 삼성·현대·한진 등 재벌 그룹의 자본이 삼성의료원·서울아산병원·인하대병원 등에 각각 흘러들어갔다. 올해 들어 두산그룹 자본도 중앙대의료원에 전격 투입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두산그룹은 중앙대를 인수함과 동시에 1200억원의 기금을 출현한다고 밝힌 바 있어 중앙대학교의료원은 증축이나 분원 설립에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두산그룹은 경기도 하남시에 중앙대 의료원 산하 제3병원 건립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영리법인인 개별 병원의 자본력만으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기 버거운 상황에서 대기업의 의료 서비스 산업 참여 선언은 개혁 속도 고삐를 바짝 쥐게 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잇따른 진출은 기존 종합 병원의 경영 기법에 회오리를 몰고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어느 종합병원이든 과거 안전지대는 사라지고 그 대신에 구조 조정과 서비스 마인드 혁신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가톨릭의료원·서울대병원 등 빅 5 대형 종합 병원들도 신증축·분원 설립 등에 적극 나서 최적의 진료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은 내년 말 지상 4층, 지하 6층 규모로 외래 암센터를 설립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에 서울대학교-의과대학과 공동 바이오 메디클러스터를 구축,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한다.

가톨릭의료원은 내년 5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을 개원한다. 서울성모병원 신관 4층에 800평 규모로 신축되는 종합건강진단센터는 첨단의료 장비와 전문화된 의료진에 의한 검사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쾌적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공간을 구성, 고품격 환자맞춤형 종합건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5월 신관을 개관, 종합병원 최대 규모인 2708병상의 위용을 갖췄다. 서울아산병원은 신관 개관과 더불어 내년 말까지 진료 시스템 배치를 완전 재구성(Re-structring)한다. 이 병원은 서관을 전면 재설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암센터로 발전시키고 동관을 각 임상과와 의료진 간 협진이 필요한 심장병·간질환·위장질환·뇌졸중 등 성인질환 중심으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빅5 대형 종합 병원을 중심으로 신증축·분원 발표가 잇따르면서 일반 대학병원도 규모의 경쟁 대열에 동참했다. 고대 구로병원은 지난 6월께 신관 신축 등을 통해 총1000병상을 갖춘 친환경 의료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올해 들어 주요 종합 병원들은 무한경쟁에 돌입한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고대 구로병원 측은 “500억원 이상의 최첨단 장비를 도입, 선진화된 의료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병원을 구축했다”며 “환자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국내 최고의 좋은 병원을 지향한다”고 전했다.

경희대병원 등 대다수 종합 병원들은 또한, IPTV 등 정보기술(IT)을 통한 환자 진료 서비스 만족도 제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의료정보시스템은 물론이고 다양한 IT 기기를 새롭게 도입,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을 의사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진료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거나 구축하려는 것이다.

김태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홍보팀장은 “고객서비스가 곧 경쟁력이고 고객 없는 병원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고객중심 병원이 되도록 직원 개개인의 서비스 의식개혁부터 시스템의 보완에 이르기까지 고객감동 병원으로서 면모를 일신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