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광받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에서 이명호(50) 사장을 아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가 대표를 맡은 조명 업체 LED에비뉴는 지난 1월 만들어진 신생 회사다.
수많은 누리꾼들 사이에선 얘기가 다르다. 그는 ‘잭’이라는 필명으로 LED 업체들의 국내 최대 온라인 카페인 ‘LED에비뉴(http://cafe.naver.com/ledave.cafe)’를 이끌고 있다. 회사가 생기기도 전인 지난해 9월 이 카페를 열었다. 설립 만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회원수가 1800명에 육박한다. 등록 글도 6000개를 돌파했다. 요즘도 각 주제별로 하루 평균 15∼20개의 새 글이 올라온다. 명실공히 ‘LED 포털’이라고 불릴 정도다. 지난달에는 ‘LED조명 사업과 국제 경쟁력’이라는 거창한 주제로 카페 회원들과 오프라인 세미나도 가졌다. 평일 저녁 시간이었지만 지방의 회원들도 참석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이 사장은 “국내 LED 업체들은 조명 시장의 저변이 넓지 않아 내수 시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카페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LED 조명의 효용성을 널리 알려주면 시장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그가 가장 염려하는 현상은 중국 LED 조명 업체들의 저가 공세다. 최근 일부 지자체들이 LED 가로등 교체 사업을 벌이면서 값싼 중국 제품을 채택하는 게 단적인 사례다. “최근 중국 정부는 LED 조명 업체라면 소위 ‘묻지마’식 투자를 해주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 과거 아날로그 조명이 중국에 밀린것 처럼 한국 LED 조명 업체들도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국내 LED 업계가 채 성숙하기도 전에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아날로그 조명 업체가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고전했던 경험도 아직 생생하다.
이 사장이 그래도 LED로 한국 조명 산업의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국내 IT 인프라와 결합할 때 산업적인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다는 판단에서다. 디지털 조명으로 불리는 LED는 소프트웨어(SW)와 잘 접목하면 이른바 ‘유비쿼터스 조명’을 구현할 수 있다. 그는 “과거 아날로그 조명이 단순히 어두운 곳을 밝히는 역할을 했다면 LED 조명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며 “색온도·조도·색상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어 여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최근 그가 공 들여 개발하고 있는 조명들도 대부분 ‘키네틱 아트’를 표방한 역작들이다. 키네틱 아트란 미술 작품에 움직임을 줘 생동감을 부여하는 양식을 일컫는 말이다. 시시각각 조명의 색상과 조도가 변하는 일종의 예술이다. 이 사장은 “지금은 비싼 가격 탓에 일부 상업 시설에서만 키네틱 아트 조명을 도입한다”며 “LED 가격이 내려갈수록 일반 가정에서도 조명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석현기자 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