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노키아 간의 3세대(G) 통신 특허 분쟁이 종료됨으로써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키아는 퀄컴과 향후 15년간 라이선스를 지불하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미국과 유럽에 제기한 분쟁 소송을 철회키로 합의했다. <본보 25일자 12면 보도>
이번 합의는 외형적으로는 퀄컴이 승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노키아도 전보다 불리한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삼성과 LG등 경쟁사들이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키아는 1990년초 퀄컴과 첫 라이선스를 체결한 이래 휴대폰 한 대당 6달러, 총 10억달러가 넘는 금액을 퀄컴에 지급해왔다. 이번에 체결한 새로운 계약은 15년이라는 장기 계약이라는 점, 3년간의 특허 분쟁 끝에 타결됐다는 점에서 전보다는 라이선스료가 훨씬 낮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퀄컴도 노키아의 소송 제기로 지난 3년간 상당히 곤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올리 페카 노키아 CEO도 성명을 통해 “금액 면에서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며 우리가 원래 기대했던 수준”이라고 밝힌바 있다.
상세한 계약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예단을 할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향후 로열티 재협상 과정에서 퀄컴이 노키아와 동일한 수준의 ‘최혜 대우’를 해주지 않는 이상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주 2분기 실적발표에서 “퀄컴이 약속한 최혜 대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그러나 주 부사장의 언급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것이며, 향후 노키아의 가격 전략을 살펴봐야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LG전자 관계자도 “퀄컴과 노키아 양사 간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LG전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LG전자는 퀄컴과 오랜 기간 상생을 통해 동반성장해 오며 최우선의 조건으로 계약을 맺어오고 있기 때문에 LG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해석은 물량과 가격에서 노키아와 전면전에 나서야 하는 국산 휴대폰 업체들의 희망섞인 해석이라는 평가다.
포춘 등 외신들도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등 노키아의 경쟁업체들이 동일한 특허 라이선스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노키아가 새로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향후 영향을 놓고 ‘안절부절’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키아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신흥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노키아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수 있어 국산 휴대폰 업체들이 면밀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