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 실적 달성 여부는 결국 경기 회복 속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률은 크게 줄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2% 증가한 29조1000억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7% 하락한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상반기 전체 매출은 55조1100억원, 영업이익은 4조9700억원을 달성했다. 본사 기준 매출은 18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8900억원, 순이익 2조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원화 가치 하락 등 환율 덕에 매출은 늘었지만 세계 경제 위축,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같은 외부 변수에 발목이 잡혀 수익성은 떨어진 셈이다.
이런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주력 상품인 휴대폰·TV 등 소비재 제품은 제품 특성상 하반기에 성수기를 맞지만 다른 어떤 제품보다 경기에 가장 민감하다. 실제 시장조사업체가 보는 객관적인 시장 전망치는 ‘청신호’다. 하반기 TV시장은 6900만대로 반기 최대 수요를 낙관하고 있다. 레이저 프린터·복합기 시장도 상반기에 비해 10% 상승한 2100만대에 달한다. 휴대폰도 계절적 요인으로 하반기 수요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를 좌우하는 PC시장도 상반기 마이너스 신장이었지만 3분기 10%, 4분기 13% 성장률로 성수기에 진입한다. 문제는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다. 실제 삼성 내부에서도 워낙 다양한 변수로 쉽게 미래를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는 성수기 효과와 경기 침체 가능성 우려가 혼재하다” 라며 사실상 ‘시계 제로’임을 확인해 주었다.
여기에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LCD 시장 환경마저 불안 조짐을 보여 삼성전자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LCD 패널은 재고 증가와 공급 물량 확대에 따라 벌써 빠른 속도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LCD 패널 가격은 7월 들어서만 전월대비 10% 가량 빠진 상태다. 반도체는 D램, 낸드 플래시 가격이 여전히 불안하지만 성수기 진입으로 가격 안정화가 예상되지만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LCD TV는 성수기 진입으로 다소 기대를 걸어볼 만한 분야지만 상반기 베이징올림픽 특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 데서도 보여주듯이 지나치게 경기에 민감한 제품이라는 것이 걸림돌이다.
여기에 환율도 뒷받침을 해주지 못할 것으로 보여 가격 경쟁력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그나마 삼성은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점이 위안이다. 주우식 부사장은 “워낙 변수가 많아 큰 폭의 개선 효과는 힘들지만 주력 사업 부문 경쟁력 차별화로 동종 업계 최고의 실적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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