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돈으로 150조원에 달하는 2009년 미국 연구개발(R&D)의 예산 윤곽이 나왔다. R&D 예산은 2008년보다 49억달러(3.4%) 증가한 1474억달러로 한국의 2008년 R&D 예산 109억달러(10조8423억원)보다 13배 가량 많다. 국가 R&D 예산이 10조원 넘는 국가는 미국·일본·프랑스·독일·영국·이태리·중국 등 8개국이다. 2009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까지는 일부 변동이 있겠지만, 무기 및 우주 개발, 자연과학 연구 투자 확대라는 부시 정부의 내년도 R&D 예산의 특징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CI는 최대 수혜자=미국경쟁력강화계획(ACI)에 포함된 분야의 예산이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ACI가 부시 R&D 예산의 최대 수혜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ACI에 소속된 국립과학재단(NSF), 국립표준원(NIST), 에너지부의 과학사무국 등은 2009년 예산(비R&D 예산 포함)으로 총 122억달러를 배정받았다. 특히 NSF의 예산은 무려 15.5%나 증가했다. NSF의 예산 증가율이 전체 증액율 3%보다 5배나 높은 것이다. 에너지부의 R&D 예산도 8.9% 증가했다. 부시 행정부는 오는 2016년까지 과학재단 예산을 2006년 대비 2배로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NASA와 국방 예산도 증가=새로운 유인 우주선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R&D 예산도 늘어났다. 내년도 NASA 예산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128억달러로 책정됐다. 대부분의 국제 우주 정거장과 유인 우주선 개발 및 이를 쏘아 올리기 위한 발사체 개발을 마무리 짓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전쟁으로 국방 R&D 예산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08년 후반기 전쟁 관련 추가 기금이 수십억달러 확보되면서 국방 R&D 예산은 크게 증대됐다. 전체 예산 중 국방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54.3%에 달하며 보건복지부(20%), 항공우주국(7.3%), 에너지부(7.2%), NSF(3.5%) 순이다.
◇환경과 농업은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려= 국방과 과학재단에 많은 예산이 집중되면서 비국방 관련 소규모 프로그램의 예산은 전년 대비 같거나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무부 R&D 예산은 전분기 대비 15.9%나 감소했고, 법무부와 환경청 역시 각각 4.9%, 1.3% 가량 줄어 들었다. 이밖에 바이오 연구(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식품 안전과 수질 보호 등의 예산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