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을 사칭해 전화받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밝히며 금융사기를 벌이는 새 ‘보이스피싱’이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28일 최근 서울에서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남자가 전화를 이용해 우편물이 반송될 예정이라며 전화받는 사람의 주민번호와 이름, 휴대폰번호 등을 밝혀 안심시킨 뒤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는 금융사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기범은 발신번호를 우정사업본부 민원실 전화번호로 위장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경찰을 사칭하는 전화를 할 때도 실제 경찰청 전화번호로 발신번호를 세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해 우정사업본부 민원실로 문의한 박모씨는 “주민번호와 이름, 휴대폰번호까지 알고 있어 처음에 기관에서 진짜로 전화를 한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가까운 현금인출기로 가라는 말에 전화사기인 것을 눈치챘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물 도착과 반송을 핑계로 개인정보를 묻거나 전화로 현금인출 또는 송금을 유도하면 보이스피싱이 확실하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접수한 우체국택배 사칭 보이스피싱 건수는 4월 3만3000여건, 5월 4만3000여건, 6월 2만4000여건으로 모두 10만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에는 전국 우체국에 ‘보이스피싱 피해방지를 위한 사례집’을 배포해 발생건수가 43% 줄었지만, 사기범들의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어 피해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류경동기자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