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평균 1.8%, 싱가포르 10.8%, 중국 0.6%, 한국 0.1%.’
2006년 국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자국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규모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평균에 크게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주변국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진다.
KOTRA는 28일 ‘주요국별 해외투자 진출 유형 비교’ 보고서에서 우리 기업이 해외 투자 시 선진국 또는 경쟁국과 달리 단독투자 방식에만 너무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선진국 그리고 중국·인도·일본기업은 전략적 제휴·인수합병(M&A)·합작투자 등 해외기업과 파트너십 비중이 높은 반면에 한국 기업은 전체 해외 투자진출의 70%를 단독 투자형태로 진행한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인도 등이 최근 급격히 M&A 등 파트너십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EU 등 선진국 기업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M&A를 우리 경쟁국인 중국 등이 신시장과 부족한 역량 확보를 위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해외 M&A는 2003년 15억달러에서 2007년 268억달러로 무려 18배 늘어난 반면에 자회사 투자 방식은 14억달러에서 33억달러로 두 배를 약간 넘는 데 그쳤다. 인도 역시 2007년 해외 M&A는 314억달러로 2006년보다 70억달러 늘었으며, 건수 면에서도 2002년 20건에서 올해 1분기에만 52건으로 큰 폭 증가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나홀로 투자’를 고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직접 투자액은 2007년 204억달러며 그중 해외기업 M&A를 통한 진출은 80억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두 배와 네 배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직접 투자액 가운데 M&A 비중은 2006년 기준 12.9%로 일본(28.8%), 중국(92.4%), 인도(49.0%), 말레이시아(49.4%)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주요국 가운데는 대만이 7.2%로 유일하게 우리나라보다 떨어졌다.
KOTRA는 이같이 우리나라의 해외투자 가운데 M&A가 낮은 이유로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경험 부족 △외국계 다국적 기업에 비해 폐쇄적 기업문화 △저가의 생산요소 추구형 투자에 집중 등을 꼽았다.
정호원 KOTRA 통상전략팀장은 “외국기업들이 신시장 진출방식으로 M&A, 전략적 제휴, 합작사 설립을 선호하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순 수출방식에서 탈피해 글로벌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외국기업과 제휴를 적극 고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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