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잃은` 광주 LED 경관 조명

 광주천의 5개 횡단교 중 하나인 남강교에 설치될 야간경관조명 조감도
광주천의 5개 횡단교 중 하나인 남강교에 설치될 야간경관조명 조감도

광주시의 ‘빛의 도시 프로젝트’가 초고유가의 유탄에 흔들거리면서 발광다이오드(LED) 경관 조명업체들이 매출 감소 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29일 관련 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광주시가 건물 외벽과 교각에 LED 등 첨단 조명 시설을 설치해 ‘빛고을 도시’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빛의 도시 프로젝트가 정부의 고강도 에너지 절약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공공 부문 에너지 절약 대책 중 하나로 지난 15일부터 교량 등을 밝히는 야간 경관 조명 가동을 중단토록 지시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60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중외공원 무지개 다리를 비롯해 최근 설치 공사를 끝낸 남광교 등은 야간에 불을 켤수 없게 됐다.

이러한 정부 및 시의 방침으로 그동안 야간 경관 조명사업에 주력해 온 광주지역 LED업체들이 큰 타격이 예상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비록 LED가 에너지 저소비형으로 정부가 보급에 앞장서고 있지만 현 수준의 고유가가 지속되는 한 광주시를 비롯해 각 지자체가 추진 중인 LED 야간 경관 사업이 축소 또는 연기될 수 밖에 없어 매출 감소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우려는 당장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

광주시는 광주천에 설치된 30여군데에 LED조명 등 교량 경관 개선 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이달 초 ‘광주천 교량 경관 기본계획 용역’을 입찰 공고하는 등 사업 기본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지만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최대 70억∼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야관 경관 조명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국 각 지자체들이 잇따라 추진하는 주요 조형물의 야간 경관 조명사업도 고유가로 제대로 시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LED 야간 경관 조명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고유가의 행진이 계속될수록 에너지 절약형인 LED 조명이 대세를 이룰 것이기 때문에 형광등과 할로겐을 대체할 수 있는 간판·가로등·조명 등의 시장이 확대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예상하며 일말의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종섭 LED라이텍 사장은 “초고유가 시대에 야간 경관 조명 등 인위적인 시설물에 설치하는 LED 조명은 일시적으로 침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LED 조명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을 개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