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 보안사업 정면 충돌, 조정 가능성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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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시큐리티 사업에 무게를 두면서 관계사인 삼성테크윈과 정면 충돌하고 있다.

 보완 업계는 이에 대해 사업조정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양사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최근 CCTV·DVR 등 시큐리티 사업을 강화해 2011년까지 1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이같은 예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보안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삼성테크윈의 시큐리티사업까지 통합하기 위해 애드벌룬을 띄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상보안장치(VSS)사업부의 매출은 기껏해야 2500억원 내외로 추정되는데 불과 3년 만에 매출을 네 배나 늘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보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밝힌 시큐리티 1조원 매출은 상식적으로 무리한 목표지만 삼성테크윈과 합치면 충분히 달성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외부 컨설팅을 통해 시큐리티 분야의 높은 성장성, 수익성에 주목하고 VSS사업팀에 임원급을 처음 발령하는 등 사업을 강화했다. 삼성테크윈은 시큐리티 분야에서 내수시장은 줄곧 선두를 달려왔다. 수출을 포함한 보안 장비 총매출도 삼성전자와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두 회사의 보안 장비 사업을 합치면 연 매출 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계열사 삼성테크윈의 시큐리티 매출까지 포함한 ‘통합버전’으로 사업계획을 발표했다는 소문이 날 법도 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첨단 보안 솔루션을 내세워 글로벌 보안시장을 개척할 계획이기 때문에 1조원 매출 목표는 삼성전자 혼자서 충분하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삼성테크윈 한 관계자도 “삼성전자와 시큐리티 사업조정에 대한 소문은 있지만 현재로선 정해진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업계 주변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은 이미 시큐리티사업 재조정을 둘러싼 기싸움에 들어갔다는 평가이다.

 삼성전자는 전자계열사간 중복사업의 재조정을 내세워 신수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박종우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 사업부장을 맡으면서 디카사업의 주도권이 삼성전자로 넘어간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 게다가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삼성전자가 전자사업의 조율권한에 대한 칼자루까지 잡아 적당한 시점에 시큐리티 사업조정을 제기할 수 있다. 반면 테크윈은 알토란 같은 시큐리티 사업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도록 실적과 명분을 부지런히 쌓아야 할 입장이다.

 정통한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시큐리티 사업실적에 따라 연말쯤 재조정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가 밝힌 시큐리티 사업비전은 삼성테크윈과 기싸움을 의식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