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 속에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각종 금속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커졌다. 인듐·백금·인산 등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재활용 기술의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해외에 주로 의존하던 친환경·고효율 회수 기술 개발에 나서 수익을 개선하고 있다. 가격이 비싸고 생산 국가도 한정된 희유금속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휘닉스엠앤엠은 LCD 투명도전막 재료로 쓰이는 인듐 재활용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인듐 타겟 재활용 기술이 안정화하자 올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철주 팀장은 “과거 해외에 주로 맡기던 인듐의 고순도 대량 재처리 기술을 확보했다”며 “인듐 재처리 물량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5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인산을 원료료 하는 식각액의 경우 과거엔 사용 후 재처리돼 주로 비료 업체들에 많이 팔렸다. 최근엔 수요 업체가 비용 절감을 위해 재활용 제품 사용 확대를 추진한다. 인산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자국 농업 보호를 위해 비료 원료로 많이 쓰이는 인산에 수출세를 부과하면서 인산 가격은 최근 두배 가까이 뛰었다.
테크노세미켐은 LCD 공정에 쓰인 폐식각액에서 인산·질산 등을 회수해 재처리하는 재활용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공급한 식각액의 20% 정도를 재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우화인켐도 반도체용 식각액의 재처리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2차전지 원료인 코발트 재활용 기술 개발에 나선 업체들도 등장했다.
고가일 뿐 아니라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금·은·백금 등의 재활용은 비교적 잘 이뤄지는 편이다. 하지만, 산업용으로 많이 쓰이는 기타 희유금속 자원들은 아직 회수 기술이 미비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최국선 박사는 “만약 인듐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은 마비된다”며 “자원빈국인 우리로선 희유금속 확보를 위한 재활용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