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의 대장정 끝에 타협 가능성이 점쳐졌던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무역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각) 오후 제네바 WTO 사무국에서 153개 전 회원국 대표가 참가한 무역협상위원회(TNC) 회의를 소집해 G7(7대 무역국)회의와 주요국 통상각료회의를 계속했으나 회원국들이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밝혔다.
30여개 주요국 각료들은 지난 25일 농업과 비농산물(NAMA) 분야의 자유화세부원칙에 관한 잠정 타협안 마련 등 중대한 진전을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농업 분야의 개도국 긴급수입관세(SSM) 발동요건 완화를 비롯한 남은 쟁점을 놓고 미국과 인도·중국의 대치로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했다.
라미 총장은 DDA 협상의 향후 전망과 관련, 그는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 미래를 너무 멀리 보는 것은 어렵고 회원국들이 정신을 차린 후 다시 협상할지 여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수석대표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 결렬과 관련, “아쉽다”고 말하고 “주원인은 개도국의 긴급수입관세 발동요건 완화 여부를 둘러싸고 선진국들과 신흥개도국들이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브라질, 인도, 중국은 28일에 이어 이날도 별도 협상을 벌였으나 농산물 수입량이 급증할 경우 추가관세를 부여하는 개도국 긴급수입관세 발동요건의 완화를 놓고 이를 요구하는 인도·중국과 이를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이 끝까지 맞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권상희기자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