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기업을 증시에 상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증권사가 기업공개를 독식하는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22개 기업 가운데 9개사를 상장시켜 가장 많은 상장기업을 배출했다. 이는 올 상반기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의 40%에 해당하는 셈이다. 또 지난해 상반기 IPO기업 22개사 가운데 5개사를 상장시킨 것에 비하면 대거 증가한 것이다.
이어 삼성증권이 3개사를 상장시켜 뒤를 이었고 동양, 교보, 굿모닝신한증권 등이 각 2개사를 상장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각각 4개사와 3개사를 상장시켰던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은 한 곳도 상장시킨 업체가 없어 IPO시장에서 체면을 구겼다.
상대적으로 코스닥시장보다 규모가 큰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삼성카드만이 상장됐지만 올해 비유와상징과 아시아나항공, LG텔레콤, 엔케이 등 4곳이 상장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현대증권이 비유와상징과 아시아나항공을 상반기에 상장시켜 2곳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LG텔레콤과 엔케이를 상장시켜 뒤를 이었다.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해 증권사내 IPO전문가들은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김성철 한국투자증권 IPO팀 차장은 “하반기 시장전망이 불투명해 상반기를 상회하는 IPO를 이끌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상장을 연기했던 기업도 IPO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 초만 해도 코스닥은 예년수준을, 그리고 유가증권시장에선 대규모 IPO가 예상됐지만 증시 부진으로 상장예정기업들이 철회와 연기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7월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선 SK C&C와 롯데건설, 동양생명, 포스코건설 등이 연기했고 코스닥시장에선 사이버다임, 에너지솔루션즈, 드래곤플라이 등이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그나마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캐피탈을 비롯해 코스닥시장에 21개 기업이 지난 7월까지 상장심사를 통과해 아직 상장을 남겨두고 있어 최소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기업공개가 집중될 전망이다.
최종원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애초 하반기에 대형 IPO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의 수익성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증시 주변 상황이 악화하면서 증권사들의 IPO 실적이 전년에 비해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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