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불법 복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닌텐도는 속칭 ‘마지콘(매직컴퓨터의 약칭)’이라고 불리는 게임 소프트웨어 백업기기를 유통한 혐의로 일본 내 5개사를 고발조치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닌텐도는 일본 내 게임메이커 54개사와 공동으로 마지콘을 수입해 판매 중인 중국계 회사 등을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에 근거, 수입 판매 금지 처분을 도쿄 지방 법원에 요청했다.
이번 조치는 인터넷을 통해 DS용 게임 소프트웨어의 복제판이 일본으로 입수되는 사례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캡콤·세가·스퀘어에닉스 등 유명 DS용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사 대부분이 동참했다.
마지콘은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된 복제판을 PC로 다운받고 이를 다시 DS에 복제해주는 기기. ‘R4 Revolution for DS’ 등을 비롯해 종류만 20개에 이르며 일본 내 보급대수는 수십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일본 게임업계는 현행 일본 저작권법으로는 마지콘을 판매하는 수입상을 단속하기가 어려워 골머리를 앓아왔다. 게임 소프트웨어를 복제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백업해주는 하드웨어를 공급해왔기 때문에 저작권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달 말 발매된 DS용 소프트웨어 ‘드래곤퀘스트5’는 마지콘에서 정상 작동되지 않는 기능을 내장하기로 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DS 사용자 중 상당수가 이러한 백업 기기를 이용해 게임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 신문들은 한국의 불법 소프트웨어가 일본에 상륙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