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7월 다섯째주

[화제의 책]7월 다섯째주

 ◇미국 명백한 운명인가, 독선과 착각인가

최승은·김정명 지음, 리수 펴냄.

 세계 초강국 미국의 정체성을 그들의 역사와 일상을 통해 알기 쉽게 풀어낸 책이다.

 미국은 신대륙에서 출발한 신생국이자 다인종 다문화로 버무려진 이민자의 나라다. 전통의 부재, 짧은 역사 콤플렉스, 다양화와 미국화 사이의 쉽지 않은 조율 속에서 세계 제1의 강대국을 이뤄낸 나라, 그 과정에서 형성된 정체성은 무엇이고 일그러진 부작용들은 오늘날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하는지를 다룬다.

 천부인권을 주장하는 그들에게 대륙의 원주인인 아메리카 인디언을 내몬 역사는 미국식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여주는 오점이자, 오늘날 언급하기를 꺼리는 불편한 진실로 존재한다. 오늘날 세계 평화를 주도한다는 미국식 사명이 세계 곳곳에서 비난받고, 비정하리만치 철저한 자본주의 원칙에 따른 대외 정책에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세계 초강국으로서 또 세계 경찰국가의 자부심으로서 명백한 운명을 운운할지 모른다. 이 책은 국가 대 국가로서의 한국과 미국을 들여다봐야 할 시점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책들이 어떤 배경과 특성으로 인해 돌출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들은 미국에 살면서 관찰하고 기록한 그들의 역사와 문화, 사람과 가치관을 토대로 미국인의 정서를 그려냈다. 1만5000원.

 ◇최악의 시나리오

캐스 R. 선스타인 지음, 홍장호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기후변화, 테러, 유전자변형 농산물…. 인류의 대재앙이 인간 스스로가 파괴한 환경에서 도래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가 하나 둘 가시화되고 있다. 핵무기, 탄저균 등의 인위적 공포를 뛰어넘어 인류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범지구적인 문제를 그냥 두려운 존재로 두고만 있을 것인가.

 저자는 인류의 재앙들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그 원인과 문제점, 대처 방안을 하나둘 풀어내 보이고 있다. ‘비용 편익적’인 측면만 고려해 소극적이거나 안일하게 대처한 각종 문제들이 앞으로 우리 후대에게 어떤 위험을 안겨다줄 것인지도 꼼꼼하게 분석했다. 방대한 자료와 시나리오를 통해 논리적으로 분석한 현 상황에 대한 판단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사전 예방으로 인류가 공멸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지식인의 역할도 다하고 있다.

 시카고대학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 문제’ ‘리퍼블릭 닷컴’ ‘자유시장과 사회 정의’ 등의 저서로 자본주의적 자유와 질서에 대한 남다른 분석으로 칼 N 루엘린의 사상을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가 다시 화두로 꺼낸 ‘미래’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와 해법에의 접근 방법은 독자에게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