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감산에 협력사 `된서리`

 국내외 LCD 패널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한국과 대만의 부품 협력사들이 후폭풍을 맞았다. 부품 조달 물량이 갑자기 줄어드는가 하면, 일부 판가 인하 움직임도 고개를 들었다. 특히 TV 패널용 부품 협력사들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잔뜩 긴장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TV용 패널을 위주로 일부 부품에 한해 많게는 15%까지 조달 물량을 줄이겠다는 월간 부품구매 계획을 협력사들에게 전달했다. 통상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향후 넉달치 부품 구매계획을 매월 협력사들에게 통보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가인하 압박을 받는 일부 협력사들은 갑작스런 감산 소식에 힘겨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한 부품 협력사 관계자는 “노트북과 모니터용 패널은 종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부품을 공급하지만 TV용 패널은 타격이 크다”면서 “(감산을) 예상 했지만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고 말했다. 올해 LCD 패널 시장의 호황을 기대했던 일부 협력사들의 경우 하반기에는 수익성은 물론 매출까지 걱정했다.

가격 하락과 감산에 따른 판가 인하는 대만 업계에 이미 시작됐다. 이날 대만 디지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타이완PCB테크베스트(TPT),트리포드테크놀로지 등 대만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들은 광PCB의 평균판매단가(ASP)를 3∼5% 가량 내리기로 했다. 지속된 패널 가격 하락은 물론 패널 업체의 감산을 감안한 조치다. 청화픽처튜브스(CPT)는 이날 올해 목표 생산량을 6%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AUO도 가동률을 10% 낮추겠다고 밝혔다.

판가 인하는 우리나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일부 TV용 패널 부품 협력사들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소급 적용키로 하고 최대 9% 가량의 가격 인하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품 협력사 관계자는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의 수준으로 인하를 요구받는다”면서 “올해 적자를 감수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부터 전세계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고 재고가 늘어난 만큼 협력사들도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것일뿐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감산 결정은 이미 한달 전에 통보했으며 판가 인하도 공동 개발을 통해 전체 가격을 줄인 일부 부품에 한해 3% 안팎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부품 협력사들은 TV용 패널부터 시작한 감산과 판가인하 여파가 어디까지 확산될 지 긴장하는 눈치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TV·모니터·노트북 패널 생산 물량과 비중을 하루 단위로 조절하고 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